[U-20 월드컵] 코르도바·솔란케·오르솔리니 예비 스타 ‘반짝반짝’

입력 2017-06-11 19:06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은 ‘스타 등용문’이다. 디에고 마라도나(1979년·아르헨티나), 루이스 피구(1991년·포르투갈), 티에리 앙리(1997년·프랑스), 리오넬 메시(2005년·아르헨티나) 등이 U-20 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여름 역대 최고 이적료(1억500만 파운드)를 기록하며 유벤투스에서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복귀한 폴 포그바(프랑스)는 2013년 대회 골든볼(MVP) 수상자였다.

2017 U-20 월드컵에서도 예비 스타들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중에서도 베네수엘라 세르히오 코르도바(20·카라카스)와 잉글랜드 도미닉 솔란케(20·리버풀), 이탈리아 리카르도 오르솔리니(20·아스콜리) 등 3명이 가장 돋보였다.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4강전까지 6경기에서 14골을 터뜨리며 팀 득점 1위에 오른 베네수엘라의 주포는 ‘검은 표범’ 코르도바다. 188㎝로 장신이지만 유연하고 빠른 스피드까지 갖춘 코르도바는 발기술과 헤딩 능력이 모두 뛰어나다. 코르도바는 조별리그의 ‘신데렐라’였다. 독일과의 1차전에서 쐐기골, 바누아투전와의 2차전에서 멀티골, 멕시코와의 3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베네수엘라의 3전 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는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주춤했다.

코르도바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다. 그는 2016년 7월 왼발을 다쳐 실의에 빠져 있었다. 수술을 했지만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상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는 FIFA와의 인터뷰에서 “부상으로 오히려 나 스스로를 많이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부상당하기 전에는 볼을 잡아 혼자 몰고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은 패스를 더 많이 하고 있으며, 경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4년 만에 토너먼트에 올라 사상 첫 결승 진출에 성공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선 솔란케의 활약이 돋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소속으로 이번 대회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솔란케는 대회 도중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솔란케는 코르도바와 달리 토너먼트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자신의 첫 골을 넣은 뒤 조별리그 나머지 2경기에 침묵했다. 하지만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으며, 이탈리아와의 4강전에서 멀티골을 작성했다.

솔란케는 8세이던 2004년 첼시의 유소년 클럽에 입단해 2015년까지 활약했다. 첼시의 18세 이하 팀에서 뛰던 2013-2014 시즌 25경기에 나서 20득점을 기록했다. 2014-2015 시즌엔 본격적으로 첼시의 1군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왼쪽 날개를 소화할 수 있는 솔란케는 스피드를 활용한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가 장기다. 상대 수비수들 사이에서 절묘한 움직임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데에도 능하다.

잉글랜드와의 4강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이탈리아의 오르솔리니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오르솔리니는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강전까지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르솔리니는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B(2부 리그) 아스콜리에서 뛰고 있다. 지난 1월 이탈리아 명문구간 유벤투스로 이적했지만 친정팀 아스콜리로 임대돼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이다. 이달 말로 임대 생활이 끝나는 오르솔리니는 이번 대회를 통해 골 결정력과 팀플레이 능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알베리고 에바니 이탈리아 감독은 “오르솔리니는 경기장 안팎에서 매우 강한 남자”라며 “어디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