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판 열린 T커머스

입력 2017-06-12 05:01
KTH가 운영하는 K쇼핑에서 쇼핑호스트들이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신세계TV쇼핑의 방송 화면 모습. 각 사 제공

대형 홈쇼핑 업체 틈바구니에서도 T커머스 업계가 꾸준히 성장하며 유통 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억대 매출을 올리는 쇼호스트가 등장하고 전용 스튜디오를 만드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수익을 낸다는 전략이다.

KT그룹 계열사인 KTH가 운영하는 T커머스 업체 K쇼핑은 201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억대 연봉의 쇼핑호스트가 탄생했다고 11일 밝혔다. 황윤경씨 등 일부 쇼핑호스트의 경우 K쇼핑 VOD(주문형비디오) 송출 건수가 늘면서 연간 환산 계약금이 1억원을 넘어서게 됐다. KTH는 쇼핑호스트 양성에도 적극 나서 이달 22일까지 제2기 쇼핑호스트를 공개 채용하고 정량적인 스펙이 아닌 역량과 끼를 평가할 예정이다. 지원자 전원에게는 서류 심사 없이 오디션 기회가 주어진다.

T커머스는 기존 홈쇼핑과 달리 데이터 방송을 통해 소비자가 TV 리모컨으로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구매, 결제할 수 있는 양방향 쇼핑 채널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소비 패턴에 따라 콘텐츠를 다르게 송출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가능하다. 생방송 중인 제품만 살 수 있는 TV홈쇼핑과 차이가 있다. TV홈쇼핑과 마찬가지로 미래창조과학부 승인을 받아 운영되며 T커머스를 전업으로 하는 K쇼핑(KTH), 쇼핑엔티, 신세계TV쇼핑, B쇼핑, W쇼핑 5개 업체와 TV홈쇼핑을 운영하는 5개 업체가 사업권을 갖고 있다.

몸집도 커지고 있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연평균 212%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T커머스 업계 취급고(주문액)도 상승해 2012년 시장에 진입한 이후 2013년 230억원, 2014년 790억원에서 지난해 7000억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T커머스는 과거 채널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채널 인지도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IPTV가 확대되면서 양방향 쇼핑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KTH 관계자는 “쇼핑호스트들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패션 카테고리뿐 아니라 남성 시계와 같은 럭셔리 상품 등도 예상 판매액의 2배를 넘어서는 등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트렌디한 단독 기획전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신세계TV쇼핑은 지난 4월 IPTV 올레TV에서 2번 채널로 자리를 옮겼다. IPTV에서 한 자릿수 채널로 진입한 것은 신세계TV쇼핑이 최초다.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주력으로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의 T커머스 채널인 만큼 신세계푸드 ‘올반’ 등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등이 특화돼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셰프컬렉션 냉장고를 업계 단독으로 선보이는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도 취급 품목을 넓히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