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공기 정화 효과가 뛰어난 녹색식물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베이 코리아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큐레이션 종합쇼핑몰 G9에서는 공기 정화 효과가 있는 녹색식물 판매가 최근 한 달(5월 8일∼6월 7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배(618%) 이상 늘었다. GS홈쇼핑에서는 지난 한 달 동안 ‘가든 오브 드림 프리미엄 공기정화식물 6종’을 9번이나 방송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백화점 문화센터도 식물 관련 강좌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홈 가드닝 관련 수업을 점포별 최대 3배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영등포점에서는 23일 독일 유명 플로리스트 변성희 강사의 ‘다육아로 멋을 낸 나만의 화분 만들기’ 강좌를 시작으로, 25일에는 행잉 화분을 만드는 ‘공기식물 공기정원’, 7월 9일부터 30일까지는 ‘마이홈 플랜테리어’ 강좌를 진행한다.
신세계몰 영업담당 김예철 상무는 11일 “손쉽게 기를 수 있는 식물은 공기 정화 효과뿐만 아니라 식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싱그러움을 보며 교감할 수 있는 반려 효과도 크다”면서 “작은 화분을 통해 공간 전체에 리듬감과 안정감을 주는 플랜테리어가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랜테리어는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다.
실제로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제거에 녹색식물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이 서울 동대문구 홍릉숲에서 PM2.5 이하 초미세먼지를 정밀 관측한 결과 나무가 없는 도심에 비해 숲이 약 41%까지 농도가 낮았다. 국립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소나무 주목 철쭉 등 잎사귀가 많고, 일년 내내 잎이 있고, 잎사귀에 굴곡 털 돌기 왁스가 있어 미세먼지를 잘 잡아두는 식물이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소나무 등은 분재로 키우기는 하지만 일반 가정, 특히 아파트에선 키우기 쉽지 않은 수종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가정에서 쉽게 키울 수 있는 벵갈고무나무 아이비 등이 초미세먼지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농진청 도시농업과 김광진 연구관은 “녹색식물이 있는 빈 방에 미세먼지를 투입하고 4시간 뒤 측정한 결과 최대 70%까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벵갈고무나무는 70%, 틸란드시아 69%, 산호수 67%, 아이비는 65% 미세먼지가 줄었다. 이외에 보스턴고사리, 스킨답서스, 호야, 넉줄고사리 등도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탁월하다. 김 연구관은 “식물의 잎에는 많은 미세먼지가 붙어있기 때문에 잎을 종종 닦아줘야 활발한 광합성은 물론 증산작용과 함께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관은 공간별로 알맞은 녹색식물도 추천했다. 베란다에는 팔손이나무, 분화 국화, 시클라멘, 꽃베고니아, 허브류를 권했다.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 능력이 우수하면서 특히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식물들이다.
하루의 피로를 풀고 수면을 취하는 침실에는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 등을 들여놓으라고 했다. 이들 식물은 탄소동화작용을 밤에 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잠든 동안 공기 정화에 도움이 된다.
아이들이 생활하고 성장하는 중요한 공간인 공부방은 팔손이나무, 개운죽, 로즈마리 등을 추천했다. 이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며 음이온을 배출하는 식물들이다. 음이온은 멀리 가지 못하므로 책상 위 등 아이들의 가까운 곳에 두어야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요리를 하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발생량이 높은 주방은 스킨답서스, 안스리움 등을 놓으면 도움이 된다.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면서 어두운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화장실에는 각종 냄새와 암모니아 가스를 제거하는 능력이 뛰어난 관음죽, 테이블야자 등을 두는 것이 좋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And 라이프] 자연 들이니 먼지 들어내… ‘플랜테리어’
입력 2017-06-12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