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인사 이후 ‘데스노트’ 논란으로 주목받았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9일 페이스북에 고흐의 ‘꽃게’ 그림을 올리고 “검찰 인사와 고흐의 꽃게 그림(사진)이 우연히도 오버랩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박 의원이 지난해 11월 국회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에서 ‘우병우 사단’으로 지목한 12명 중 10명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검찰 조직을 떠나거나 좌천됐다. 당시 박 의원은 검찰 간부 실명을 거론하며 “지금 검찰, 국정원에 우병우 사단이 포진해 있다. 우병우 사단을 걷어내기 전에는 수사가 제대로 안 된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박 의원 발언과 명단이 “아무런 근거 없는 허위 내용”이라고 반박했지만, 결과적으로 ‘박영선 리스트’는 그대로 ‘살생부’가 됐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우연히 고흐의 꽃게 그림을 골똘히 보고 있는데 검찰 인사가 났다고 사방에서 아우성이다”고 운을 뗀 뒤 “여기에 언론에 의해 한 가지 덧붙여진 단어 ‘박영선의 데스노트’, 그 말을 듣는 순간 진한 우울감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데스노트는 일본 만화 제목으로, 사람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은 죽는다는 사신의 공책을 의미한다.
또 꽃게는 ‘한 번 뒤집히면 결코 혼자서는 다시 돌아누울 수 없으며 그래서 게가 뒤집혔다는 건 죽음을 뜻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뒤집힌 꽃게와 달리 검찰 스스로 돌아누울 수 있기를 바라며 시간을 기다려 왔다”며 “하지만 (검찰은) 이번에도 내부 복원력을 갖지 못한 채 인사라는 칼에 몸을 내 맡기고 말았다”고 아쉬워했다.
검찰 개혁의 방향도 “다시 돌아누울 수 있는 복원력을 만들어주는 것,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개혁의 방향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서 벌어졌던 정의롭지 못한 잣대가 빨리 정의로운 검찰로의 탄력 회복성을 갖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2012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우병우 사단에 이름을 올린 한 검찰 간부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해 ‘검찰이 자신의 범죄정보를 수집하거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한 적이 있는지’ 따져 묻는 등 검찰과 긴장관계를 이어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검찰은 고흐의 꽃게… 뒤집히면 죽음 의미”
입력 2017-06-1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