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이한열 열사 추모제가 이한열기념사업회 주최로 이 열사 모교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캠퍼스에서 열렸다. 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쓰러지며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추모제에는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와 김학민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마이크 앞에 선 김 이사장은 “모진 10년 세월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보이는 민주정권이 들어섰다”며 “이 열사 정신은 새로운 민주·평등 사회를 만들어야 활짝 피는데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국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87년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던 우 의원은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이한열 이름 하나를 가슴에 새겼으면 한다”며 “그의 이름을 잊지 않는 것은 그가 목숨 바쳐 이루려 했던 꿈과 희망을 반드시 되새기겠다는 다짐과 결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여사는 “한열이를 부축한 (이)종창이 30년 동안 아픔을 많이 느꼈다”며 “오늘부로 종창이도, 우상호 총학생회장도 30년 아픔을 벗어버리고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사단법인 한국헌법학회와 서울대 아시아태평양법연구소·법학연구소는 이날 서울대 법학대학원에서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장진호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이 자리에서 6월 항쟁의 결과 만들어진 ‘87년 체제’를 “‘민주화운동이 촉발한 헌법 개정’, 그리고 ‘개정된 헌법이 정치권의 편의적 개헌 없이 1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경우’라는 특징을 갖는 역사상 유일 체제”라고 평가했다. 1987년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 겸 민권위원장이었던 이상수 변호사(전 노동부 장관)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한계를 언급했다.
6월 항쟁 30주년인 10일에는 정부 공식 행사가 이어진다. 행정자치부는 10일 오전 10시 서울광장에서 ‘제30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을 개최한다. 정부 공식 기념식이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것은 2007년 5월 ‘6월 10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후 처음이다. 그동안은 서울시청, 한국프레스센터, 백범기념관 등에서 열렸다. 특히 올해 기념식은 지난 정부에서 민주화운동 단체 등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기념식’으로 열렸던 것과 달리 시민사회가 대거 참여한 가운데 민·관 합동 축제의 장으로 치러진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약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억과 다짐’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윤성민 신재희 라동철 기자 woody@kmib.co.kr
[6월항쟁 30주년]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 서울광장서 행사
입력 2017-06-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