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인사쇄신’에 날아간 윤갑근, 나가며 볼멘소리

입력 2017-06-09 18:41 수정 2017-06-09 21:37
과거 사건을 적정하지 않게 처리했다는 이유로 문책성 인사가 내려지자 사표를 낸 윤갑근(53·사법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은 9일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일련의 조치들이 진정으로 검찰 개혁을 위한 것이기를 바라며, 바람직한 검찰을 만드는 길이기를 바란다”며 뼈있는 말을 검찰 내부 전산망에 남겼다.

그는 이임식에서는 “사람은 오고 가지만 국가는 계속 있어야 하고 그 속에 행복하고 즐거운 국민이 있어야 한다”며 “잠시도 검찰은 흔들리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또 “검찰은 바람에 흔들리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민과 나라의 불행이 된다”고 말했다.

정점식(52·20기) 대검찰청 공안부장은 “개인을 앞세우지 않는 담담한 마음, 원칙을 지키는 당당한 기개로 국민의 신뢰와 검찰의 명예를 되찾길 바란다”는 이임사를 남겼다. 정 부장은 현 정부가 부적정 처리로 본 통합진보당 해산청구를 오히려 검찰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꼽았다. 그는 “국가와 국민이 있는 한 검찰의 역할과 공안의 기능은 변함없이 중요하다”며 “헌법의 수호자라는 긍지를 가져 달라”고 말했다.

김진모(51·19기) 서울남부지검장은 내부망 글에서 “검찰은 국민이 믿고 기댈 수 있는 언덕 같은 존재여야 한다. 시류에 좌우되지 않는 중심잡기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현준(52·20기) 대구지검장은 이임사를 통해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고, 인권보호 사명을 잊지 않는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검찰로 거듭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는 ‘6·8’ 인사 조치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면서 인사 방식이나 절차 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