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도서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책의 축제다. 1954년 국내도서전 형태로 시작돼 광복 50주년이던 95년 국제도서전으로 거듭났다. 과거엔 싼 값에 한가득 책을 구매할 수 있어 독서가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하지만 도서정가제가 도입되고 최근 참가 출판사 숫자도 줄면서 그 위상이 유명무실해졌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14∼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제23회 서울국제도서전은 참가 출판사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국내 출판사의 경우 지난해 80여곳에서 올해는 161곳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평소 만날 수 없던 작가들을 마주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한두 개가 아니다. 소설가 황석영 김훈 배수아 이정명, 번역가 노승영 등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행사를 여는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변신’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출협 관계자는 “많은 작가들이 각 출판사 부스에서 자신의 책을 독자에게 소개한다”며 “입장객들은 작가로부터 사인도 받고,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개성 넘치는 동네 서점들을 일별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특별기획전 ‘서점의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사진 음악 고양이 카메라 여행 등 특정 분야에 특화된 책을 취급하는 작은 서점 20곳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소규모 출판사들이 출간한 책을 소개하는 ‘책의 발견전’도 열린다.
독자에게 맞춤 도서를 추천하는 ‘독서 클리닉’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과학 장르문학 글쓰기 분야 전문가가 사전에 신청한 독자를 상대로 책을 골라주는 행사다. 출협은 “책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겪은 독자들이 독서의 재미를 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행사장에는 짤막하지만 울림이 있는 글귀가 담긴 종이를 즉석에서 인쇄해주는 ‘짧은 문학 자동판매기’를 설치된다. 시를 직접 필사하면서 깊이를 되새기는 ‘필사서점’도 운영된다. 국제도서전을 표방하는 만큼 주빈국 터키를 중심으로 해외 18개국 출판사 80곳이 참가한 전시관도 들어선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은 3000원이다. 하지만 입장권은 현장에서 해당 금액만큼 ‘쿠폰’으로 활용 가능하다. 도서전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sibf.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서울국제도서전‘변신’… 14∼ 18일 코엑스서 개최
입력 2017-06-1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