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원칙 적용하면 의원들도 다 걸린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 소신 발언

입력 2017-06-08 18:27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8일 문재인 대통령의 공직배제 5대 인사원칙을 비판하며 공약수정을 요청했다.

오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중진의원 조찬회의에서 “5대 원칙(위장전입·병역면탈·세금탈루·부동산투기·논문표절 연루자 공직 배제)에 어긋나는 사람은 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는데 그 공약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등이 모두 5대 원칙에 걸렸다”며 “5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여기 있는 의원들도 하나씩은 다 걸린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인사청문회 제도는 도덕성과 정책 능력을 검증하는 것인데 제대로 검증도 못 하고 지키지도 못할 도덕성을 놓고 중요한 세월을 다 보내면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그렇게 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전방위 검증공세에 나서면서 여권이 ‘자가당착’ 상황에 빠진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오 의원은 또 “새 정부는 100일이 중요하다는데 30일이 지났다. 중요한 30일 동안 한 것이 뭐냐”며 “나라가 정상화되고 신선하다고 해서 잠시 지지율이 올라갔는데 좀 더 큰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서도 “양극화, 저성장·고령화 등을 해결하려면 10조원이 아니라 100조원, 200조원이 필요하다”며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10조원 추경으로 앉아서 논의할 때가 아니다. 10조원을 갖고 나라가 흥망하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한 참석자는 “그런 걸 이야기하자고 모인 것”이라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다 걸린다’는 표현이 좀 과도하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