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브리엘 쿠비 “한국도 젠더이데올로기 위기 상황”

입력 2017-06-09 00:00
독일의 사회학자 가브리엘 쿠비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터뷰를 갖고 젠더이데올로기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남과 여라는 성(性) 구분을 해체시키는 젠더이데올로기가 이미 동성결혼 합법화나 트랜스젠더 운동, 초·중·고등학교의 젠더교육 등으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가정을 깨뜨리는 젠더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워야 할 위기상황입니다.”

지난 2∼3일 서울 국회에서 개최된 ‘서울 글로벌 패밀리 컨벤션’ 주 강사로 나섰던 가브리엘 쿠비(72)는 젠더이데올로기가 사회의 성도덕을 해체하고 결혼과 가정의 개념을 붕괴시키기 때문에 성경적 가치관으로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성혁명(The Global Sexual Revolution)’의 저자인 쿠비는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7년 가톨릭에서 개종했다. 그는 12권의 책을 저술한 사회학자이자 언론인이다.

쿠비는 “JD 언윈이 1935년 저술한 ‘섹스 앤 컬처(Sex and culture)’라는 책을 2001년 접했는데 ‘높은 문화의식은 높은 도덕적 기준에서 나오며 혼전순결과 일부일처제라는 기준이 무너진다면 그 사회는 3세대 만에 무너진다’는 내용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때부터 성혁명의 문제점을 인지하게 됐고 그 폐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쿠비는 “유럽사회가 이미 동성결혼 합법화를 앞세운 성혁명 때문에 침몰하고 있는데 이 같은 현상은 교육현장에서 먼저 시작됐다”면서 “‘설마 한국에 이런 혁명이 오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운동은 이미 한국사회에 침투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 일부 국가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됐지만 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은 2%의 동성애자 중에서 2%도 채 안 된다”면서 “결국 0.04%도 안 되는 동성애자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전통적 결혼제도의 근간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쿠비는 ‘동성애자의 사랑을 인정해야 한다’는 진보신학자들의 주장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성애자들이 말하는 사랑은 수백명의 성관계 파트너와 함께하는 문란한 성적 행동에 불과하다”면서 “극단적 성욕을 추구하다보니 정신적·육체적 질병을 앓고 평균수명이 일반인보다 20년가량 짧고 자살률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자들이 말하는 ‘사랑’은 신실함 헌신 생명이라는 가정과 사랑의 숭고한 가치를 절대 충족시키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쿠비는 “현대인들은 성욕 해소에 집착해 하나님께서 뭐라고 하시든 ‘내가 하나님이다, 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내가 성을 결정한다’며 자신이 창조주 역할까지 하려고 한다”면서 “하나님을 떠나 욕망의 노예로 살려고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인간 존재를 무너뜨리는 행위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회에 기독교 가치관이 없어진다면 성과 권력, 돈에 의해 좌우되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동성애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영국 록 가수 엘튼 존의 사례처럼 게이커플이 대리모에게 돈을 지급하고 출산한 아이를 데려오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자녀란 그렇게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존재가 절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쿠비는 “크리스천은 성 어거스틴의 조언처럼 죄는 증오하되 죄인은 사랑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어쩔 수 없이 동성애를 하는 사람들을 봐주자’는 온정주의가 아니라 유전되지 않는 동성애의 실체, 죄와 질병의 문제점을 똑바로 알리고 동성애자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