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계 알파고’ NBA 퍼펙트 우승 코앞

입력 2017-06-08 18:26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포워드 케빈 듀란트가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의 2016-2017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꽂아 넣고 있다. AP뉴시스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상대방의 어떤 수에도 척척 대응하며 바둑의 인간고수들을 완벽히 제압했다. 스포츠에 국한하면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알파고’에 가장 근접한 팀 아닐까. 챔피언결정전에서 동부지구 무적의 팀으로 불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알파고가 중국의 천재 바둑기사 커제를 가지고 놀 듯이 자유자재로 다뤘다.

골든스테이트는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 론스 아레나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와의 2016-2017 NBA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3차전에서 또다시 승리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만 15연승째이며 세계 프로스포츠사에 전무후무할 16연승 퍼펙트 우승을 코앞에 뒀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모처럼(?) 118대 113의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클리블랜드의 ‘킹’ 르브론 제임스와 카이리 어빙이 77득점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평균 20점 안팎의 점수차가 난 1, 2차전과 달리 3차전은 호각세를 보였으나 골든스테이트의 승리공식을 클리블랜드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빈틈없는 조직력이 최대 강점이다. 특정인에게 의존하는 농구가 아니다. ‘슛도사’ 스테픈 커리가 막히면 ‘득점 기계’ 케빈 듀란트로 대응하고, 듀란트가 못 넣으면 클레이 탐슨이 터트린다. 이날도 듀란트(31득점)와 커리(26득점)의 변함없는 활약에 2차전부터 살아난 탐슨(30득점)이 화력을 더하며 상대의 기를 죽였다.

또 경기 초반 듀란트와 커리를 전력으로 막는 상대팀은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골든스테이트는 이틈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클리블랜드는 경기 막판 제임스와 어빙의 체력이 떨어지자 4쿼터 19득점에 그쳤다. 반면 골든스테이트는 듀란트가 종료 45초를 남기고 역전 3점슛을 날리는 등 4쿼터에만 29득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골든스테이트의 플레이오프 15연승은 미국 4대 프로스포츠(야구,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최다연승 기록이다. 1승을 더할 경우 농구역사에 남을 퍼펙트 우승이 확정된다.

우승을 위해 시즌 전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한 듀란트는 “역전 3점슛과 같은 골을 넣기 위해 농구를 해왔다. 이제 1경기만 더 이기면 된다”며 각오를 다졌다. 르브론 제임스가 알파고에 참패한 커제처럼 통한의 눈물을 흘릴지, 이세돌처럼 첫승이라도 거두는 쾌거를 누릴지가 결정될 4차전은 오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