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혐오만 말고 말씀 안으로 이끌어야"

입력 2017-06-10 00:00
이요나 목사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갈보리채플서울교회 2층에서 동성애치유상담학교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목사는 동성애자로 살다가 '탈동성애 인권운동가 목회자'가 됐다. 신현가 인턴기자

“앞에서 사진 찍으면 안 됩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언주로 동성애치유상담학교 강의실. 이 학교 교장 이요나(68·갈보리채플서울교회) 목사가 사진을 찍는 기자에게 주의를 줬다. 동성애자들의 얼굴이 노출돼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

“동성애 유형도 다르고 나이도 20대에서 40, 50대까지 다양합니다. 부모들도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외면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동성애를 벗어나기 바라는 마음은 동일하답니다.”

이 목사의 제자들 자랑이다. 무엇보다 제자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험한 세상을 살아갈 소명을 발견했다는 게 이 목사의 말이다.

강의에 참석한 K씨(28)는 “예수를 믿고 동성애가 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동성애 성향이 고쳐지고 있다”며 “성경 말씀이 모두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교인들은 동성애자를 혐오만 하지 말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온전히 변화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주문했다.

P씨(34)는 누나들 틈에서 자라 ‘여장놀이’를 즐기며 남자를 좋아하게 됐다. 하지만 성경적 치유상담을 받던 중 ‘식성’(특정 외모로 인한 성욕)에서 해방됐다. 자석이 같은 극끼리 밀어내듯 남자를 좋아하는 감정이 사라졌다.

동성애치유상담학교는 지난해 2월 설립됐다. 최홍준 부산 호산나교회 원로목사, 안용운 부산 온천교회 목사 등 교계 인사 10여명이 동성애 치유·회복과 탈동성애자 인권회복을 위해 힘을 모았다. 학교는 홀리라이프 등 시민단체와 함께 다음 달 14∼17일 서울 보신각, 부산 온천교회 등에서 동성애자 전도축제인 제4회 홀리 페스티벌과 제8회 탈동성애인권포럼을 연다.

40여년 동성애자로 살다가 ‘탈동성애 인권운동가’가 된 이 목사는 동성애자와 그 가족 1700여명을 상담했다. 치유프로그램에 참여한 동성애자는 120여명이고 이 중 10여명이 고침을 받았다. 또 치유된 청년 4명은 이성과 결혼했다. 현재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는 동성애자는 40여명이다.

그는 “동성애 합법화가 세계적 추세가 되면서 ‘동성애 반대운동’만으로는 동성애의 확장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동성애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해 고통당하는 동성애자를 탈동성애의 길로 인도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서울 종로와 이태원에 동성애자 전도를 위한 ‘북 카페 교회’를 개척하는 게 그의 기도제목이다.

동성애 옹호론자는 동성애는 유전이고 선천적인 것이며 치유가 불가능하므로 그들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를 존재 그대로 인정하고, 교회공동체로 들어올 수 있게 받아주어야 한다”며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며, 동성애를 반대·혐오하는 인식은 편견과 오해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경이 언급하는 동성애를 해설할 때 당시 문화와 사회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동성애자들을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동성애를 부정하는 이들도 많다. 동성애는 성(性)중독이고 에이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용운 목사는 “어쩔 수 없이 동성애자가 됐다고 변명해선 안 된다”며 “왜냐하면 사람의 행동은 동물과 달리 본능이나 경향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지 않으며 본능이나 경향을 억제할 수 있는 의지와 절제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길원평 부산대 교수는 “비유로 말하면 동성애는 코로 밥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며 “자연의 순리는 입으로 밥 먹고 코로 호흡하는 것이다. 정해진 기능을 하지 않고 다른 것을 하면서 그 행위가 정상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신현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