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대문시장 길 건너편 남산 자락에 있는 회현동을 ‘남촌’으로 브랜드화해 경복궁 서쪽 ‘서촌’이나 가회동 일대 ‘북촌’처럼 명소로 만드는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된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를 재생한 공중보행로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이 지난 달 개장함에 따라 그동안 소외돼 있던 회현동 일대가 되살아날 전기를 맞게 됐다”면서 “내년까지 총 158억원을 투입해 서울로와 맞닿아 있는 회현동 일대 50만㎡에 대한 도시재생 사업인 ‘남촌재생플랜’을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2000년대 이후 다양한 지원책이 집중되면서 서울을 넘어 국가 차원의 브랜드로 발전한 북촌과 달리 조선시대 남촌이라고 불렸던 현재의 회현동 일대는 남산, 명동, 남대문시장에 접해 있으면서도 낙후된 상태로 남아있다.
회현동 재생의 방향은 남촌의 회복이다. 과거와 현재의 역사·문화 자산을 발굴하고, 이들을 서로 연결해 남촌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도심권 명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회현동의 5대 자산을 발굴해 거점화한다. 회현동 입구에 서있는 500년 역사의 ‘회현 은행나무’ 주변을 광장으로 만들고,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 집터는 갤러리 등 강세황 기념공간으로 꾸민다. 또 이 지역에 밀집한 일식가옥 등 20세기 초 건축물들을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서울의 마지막 시민아파트인 회현 제2시민아파트(서울미래유산)는 리모델링을 통해 예술인 주거창작공간으로 변신한다. 남산 소파로 아래 가려져 있던 남산 일부도 전망대와 숲놀이터, 산책로 등을 갖춘 남촌놀이터로 재생한다.
시는 5대 거점과 함께 5대 보행중심가로를 조성한다. 남산 옛길 등을 보행중심도로로 정비해 5대 거점을 서로 연결하고, 서울로∼회현동∼남산이 이어지도록 보행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지역 주민 및 상인들과 함께 남촌의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도 병행한다. ‘남주북병’(南酒北餠·남산에서 빚은 술이 맛이 좋고 북부에서 지은 떡이 맛이 좋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조선시대 남촌이 술로 유명했다는 점에 착안해 술 브랜드를 개발하고, 남촌의 옛 길과 건축자산을 엮은 ‘남촌 탐방 프로그램’, 은행나무 축제와 연계한 ‘남촌 축제’ 등을 추진한다.
남촌재생플랜은 서울시가 서울로 개장을 계기로 서울로 주변을 회현동, 중림동, 서계동, 남대문시장, 서울역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재생하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활성화계획(안)’ 중 일부다.
글=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회현동 일대 도시재생… ‘남촌’ 브랜드 키운다
입력 2017-06-08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