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단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모리타니와 모리셔스가 추가로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가운데 터키와 러시아가 해결사를 자처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모리타니와 모리셔스는 테러 지원을 이유로 단교를 선언했다. 전날 요르단도 카타르와의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의 자국 사업권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예멘, 리비아, 몰디브에 이어 카타르와 국교를 끊거나 격하한 국가는 10개국으로 늘었다. 셰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진보한 현대 국가는 외교 가치를 신뢰한다”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카타르는 관계 회복을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지원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 패권을 둘러싼 이웃 국가들의 수 싸움도 치열하다. 터키는 카타르를 두둔하고 나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제재는 옳지 않다. 고립은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입장을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엇박자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SNS에 “(카타르 단교는) 테러 공포를 끝내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혀 도마에 올랐다. 이 발언은 전날 새라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이 “우린 이 상황을 완화하고자 한다”고 말한 것과 배치된다. 비난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걸프국의 협력이 테러를 막고 지역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며 수습에 나섰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태의 배후로 러시아 해커를 지목했다. 지난달 23일 카타르 국영통신 QNA의 보도가 러시아 해커가 꾸며낸 가짜 뉴스라고 추정하고 있다. 당시 셰이크 타밈이 한 군사학교 졸업식에서 “카타르 정부는 미국과 긴장관계이며 이란을 ‘이슬람 강대국’으로 인정한다”고 연설했다는 내용이 보도돼 단교의 불씨가 됐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FBI “카타르 단교 사태 러 해커 공작일 가능성”
입력 2017-06-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