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野 ‘한방’ 없는 청문회

입력 2017-06-07 18:08 수정 2017-06-07 21:11
문재인정부 주요 공직 후보자 3명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7일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안경을 벗고 의원 질의를 유심히 듣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 질의를 받고 생각에 잠겨 있다(왼쪽부터). 서영희 김지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주요 공직 후보자 3명의 인사청문회가 7일 국회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 등 후보자들의 도덕성 의혹을 제기했으나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외교통일위원회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각각 진행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김동연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사람이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경제를 중점 정책 목표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 사람 중심 투자, 공정경제, 혁신성장이라는 3가지 정책 방향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했다.

청문회에서는 김동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맹공을 이어갔다.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요직을 지내며 복지 재원 확충을 비판했던 김 후보자가 문 대통령의 경제 수장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4대강 사업 추진 당시 김 후보자가 청와대 경제비서관, 기재부 예산실장 등을 지낸 점도 논란이 됐다. 김 후보자는 “당시 (4대강) 일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맞섰다. “4대강 사업에 일부 긍정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소신발언도 했다.

김이수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처벌에 앞장섰다는 지적에 사과했다. 그는 “제 판결로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5·18은 저에게 굉장히 괴로운 역사”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아내의 주말농장 위탁 경영에 따른 농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 “제 가족 일을 잘 보살피지 못한 점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선거가능 연령은 “18세까지는 허용해주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강경화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북한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는 차원에서 국제 공조에 적극 참여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화 재개를 위한 공조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양국 장관이 구두로 발표했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됐던 딸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강 후보자는 “공직자로서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바짝 엎드렸다. 다만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은 기술적 실수였다.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탈세 의혹도 “남편과 재산을 별도로 관리해 서로의 재산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고 했다.

글=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사진=서영희 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