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병원도 8월부터 ‘호스피스 병동’ 생긴다

입력 2017-06-07 18:07

국가 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에 말기 암이나 에이즈,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폐질환자에게 임종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피스 병동이 생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7일 “본관 12층에 독립된 형태의 호스피스 병동 1개, 10개 병상을 마련해 오는 8월부터 본격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그간 호스피스센터를 운영해 왔지만 말기 암 등 돌봄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지역 암센터나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다른 기관으로 보내 왔다. 매년 국정감사에서는 공공 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지난해 6월 취임하면서 호스피스 등 공공성 강한 병원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백남기 농민 사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등에 연루돼 실질적 정책 실현은 지지부진했다. 호스피스 병동의 규모와 실행 시기를 구체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이 호스피스 병동을 운영하는 것은 상징성이 강하다. 지난 5월 25일 기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호스피스 전문 의료기관은 78곳(1297병상)이다.

이른바 ‘빅5’(서울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아산 서울성모병원) 중에선 가톨릭 계열인 서울성모병원만 호스피스 병동을 꾸려왔다. 투자에 비해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기관은 일반 병동과 독립된 병동, 간호체계를 갖추고 이동식 목욕시설과 임종실, 가족실 등 시설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서울대병원의 한 교수는 “그간 서울대병원이 수익을 좇는 민간 대형병원과 뭐가 다르냐는 정체성 문제에 대한 내부 지적도 많았다”며 “공공의료 강화에 초점을 둔 새 정부의 정책에도 맞다”고 말했다.

글=민태원 기자,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