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잇따라 방문해 “기독교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계도 국민대화합을 이끌어가는 데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 종로구 김상옥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내 한교연을 방문한 이 총리는 “국무총리로 인준 받은 직후 왔어야 했는데 늦었다”면서 “교계가 국민 통합과 정신적 안정은 물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사역에 큰 역할을 해 주신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서 책임이 클 텐데 앞으로 산적한 국정 현안들을 원만히 풀어 달라”고 답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총리는 집안의 신앙경력을 소개하며 “우리 집안 여성들은 다 권사고 남성들은 집사다. 저도 집사로 봉사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중앙교회에 출석하는 이 총리는 취임 후 첫 주일인 지난 4일에도 예배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2014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신앙을 소개한 일이 있다. 당시 “2003년 외아들이 목숨을 건 큰 수술을 받았는데 가장 절박했던 순간 절대자께 간구하는 것이 인간 본연의 자세라는 생각을 한 뒤부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이어진 대화에서 이 총리는 종교인 과세법안과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교계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화에 배석했던 교계인사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 정부와 교계가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총리가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의 NCCK를 방문한 이 총리는 “대학(서울대) 다닐 때 늘 기독교회관을 지나다녔는데 당시 제 친구들이 NCCK 신세를 많이 졌다”면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학생 때 NCCK 인권위원회 명함을 갖고 다니며 활동의 폭을 넓혔고 손학규 전 대표도 간사로 일했다”고 회상했다. 이 총리는 “NCCK가 오랜 세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탈권위주의 시대에 NCCK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어렵던 시절 NCCK도 소중한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도 약자를 향해 다가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방문은 생략됐다. 한기총이 현재 대표회장 직무대행 체제여서 새 대표회장이 선출된 뒤 일정을 조율키로 했다.
글=장창일 이현우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이낙연 총리, 한교연·NCCK 방문… “교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
입력 2017-06-08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