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현대자동차가 위기 극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커넥티드카’를 꺼내들었다. 나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현대자동차는 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가전쇼 ‘CES 아시아 2017’에서 중국 최대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바이두와 함께 개발한 커넥티드카 기술을 발표했다. 커넥티드카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양방향 인터넷·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이다.
현대·기아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후폭풍으로 중국시장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시장에서 5만2485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65.1%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3월 전년 대비 52.1% 급감했고 4월에는 65.1% 감소했다.
바이두는 지도서비스와 음성인식,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 내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다. 현대차와는 2015년 차량용 폰·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카라이프’ 탑재를 시작으로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CES 아시아에서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와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 OS 오토’의 탑재 계획을 발표했다. 이 두 기술은 현대차 SUV 싼타페에 시범 탑재돼 CES 아시아 기간 바이두 부스에서 전시된다. 올해 말 출시될 중국 신차에 처음 적용한 뒤 적용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바이두 맵오토는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한 빠른 길 찾기 기능이 강점이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를 활용한 주차장·맛집·관광지 등 주변 정보, 교통법규 위반 다수 발생 지역 정보도 제공한다.
두어 OS 오토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바이두의 인공지능 서버가 운전자 명령에 최적의 답변을 내놓는다. 현재 날씨, 영화 상영정보 등 정보를 제공하며 향후 운전자 맞춤형 음악 서비스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와 협업해 차량 내부 데이터 송수신 제어를 위한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운영체제(ccOS) 개발도 독자적으로 진행 중이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커넥티드카 서비스의 확산과 발전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커넥티드카 관련 시장 규모는 112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2020년에는 전체 차량의 55% 정도가 인터넷에 연결되는 커넥티드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특히 스마트기기에 대한 관심이 자동차 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IT 선도 기업으로 이미지를 제고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현대차 승부수… 바이두 손잡고 커넥티드카 만든다
입력 2017-06-07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