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악 종교 분쟁지에 복음의 씨앗 심어

입력 2017-06-08 00:02 수정 2017-06-08 15:46
윤사무엘 목사가 최근 서울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사무실에서 인도 S지역의 무슬림 선교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이 지역 현지인들이 윤 목사가 인도한 집회에서 찬양하는 모습. 윤사무엘 목사 제공

인도 북서부는 ‘최고의 양모’로 꼽히는 캐시미어의 원산지다. 고산지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들이 나오는 평화로운 전경이 펼쳐질 듯하지만, 결코 아니다. 20세기 이후 이곳은 최악의 종교분쟁지역이었다. 힌두교도보다 이슬람교도 비율(80%)이 높기 때문이다.

산악지대인 카슈미르 지방과 바로 아래쪽 우타르프라데시주. 힌두교도의 종교탄압은 극심하기 이를 데 없다. 인도에서 이슬람교도는 기독교도와 마찬가지로 사회적 약자이자 박해받는 사람들이다.

우타르프라데시주 S지역에서 18년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한국인 목회자가 있다. 윤사무엘(46) 목사는 1999년 이곳에 들어왔다. 이 지역은 인구 350만명 가운데 무슬림이 60∼70%를 차지한다.

윤 목사도 선교 초반에 큰 시행착오를 겪었다. 대전 침례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파송된 그는 기독학교와 기독병원을 세우며 전도를 시작했다. 작은 가내수공업 공장에 무슬림 근로자들을 채용해 이들을 전도했다. 1년에 복음을 받아들여 크리스천으로 개종하는 사람이 고작 10여명 정도였다.

“10년이 지나니 100명이 침례 신자였더라구요. 당시에 12명을 집중 훈련시켜 그들로 하여금 선교토록 만들자는 전략을 세웠는데, 3년이 지나니까 3명이 성적인 문제로, 3명이 다른 단체에서 돈 준다니까 떠나더군요. 또 다른 3명은 가족한테 버림받을까봐 다시 무슬림이 됐어요.”

최근 여의도 기독교한국침례회 사무실에서 만난 윤 목사는 그렇게 말을 꺼냈다. 한동안 충격에 빠졌던 그는 처절하게 기도했다. 어느 날 “너는 정욕과 돈 두려움에서 자유로우냐”고 묻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때 깨달았다. “그저 기독교와 복음을 머리로만 받아들였구나. 나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다 변화되지 못했구나.”

“예수를 증거하려면 내가 먼저 예수를 만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거죠. 선교의 전략과 방법이 아니라 선교사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알았어요.”

윤 목사는 그때부터 선교 지식, 전략 등을 다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본질에 집중했다. 한 현지 목회자가 어린이캠프 설교를 부탁했다. 2시간동안 복음의 본질만 전했다. 아이들은 꼼짝하지 않고 경청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회개가 터져 나왔다. 이어 잇따라 집회에 초청받았다. 매번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통회하고 각성했어요. 한국에서 온 단기 사역팀과도 같은 경험을 했어요.”

5일간 성인캠프를 열었는데 첫날 서너명이던 참가자가 3일째부터 75명으로 늘었다. 아픈 사람들이 집회 중에 치유됐다. 집회에 참가한 청년들이 버스 정류장에서 전도하고, 강의 시작 전에 복음을 전했다.

윤 목사는 “이후 인근 지역에 50여 교회가 세워졌고 1년에 1000여명 이상이 예수를 영접했다”고 전했다. 그가 집에서 여는 집회에는 매년 연인원 2000여명이 참석한다.

기독교에 대한 핍박은 여전하다. 집회를 방해하거나 성도들을 폭행하고 협박하는 ‘힌두교 행동단체’도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비자 연장을 거부당했다. 관광비자로 6개월 버티다가 한국에 왔고 지금은 현지와 영상으로 연결, 설교하고 있다.

윤 목사는 “결론적으로 18년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는데 선교는 복음으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