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 들어간 이마트… ‘골목상권과 동반성장’ 실험

입력 2017-06-08 05:04
이마트가 다음 달 동네마트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개점 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공존을 위한 다양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이마트가 지난해 6월 당진어시장에 문을 연 ‘당진 상생스토어’ 모습. 이마트 제공

지역 전통시장과 손잡는 이마트의 이색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통시장 내 상생스토어를 연 데 이어 전통시장 내 동네마트와도 상생에 나선다.

이마트는 경기도 안성시와 안성맞춤시장, 화인마트(안성맞춤시장 내 중형마트)와 함께 다음달 중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개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고 7일 밝혔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인 안성맞춤시장 지하 1층에서 현재 영업 중인 화인마트와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이다.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이마트가 함께 공존하며 전통시장으로 고객을 유입시킨다는 전략이다.

기존 화인마트가 갖고 있던 2314㎡ 영업면적 중 이마트는 694㎡을 임차한다. 이 공간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어린이 희망놀이터, 고객쉼터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영업면적 약 30%를 임차할 예정이지만 보증금과 임차료는 50%를 부담해 지역 마트와의 상생 의미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최근 유통업계는 전통시장과 지역 소상공인 등과의 갈등으로 신규 출점이 무산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게다가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생겨난 대형마트 의무휴업 역시 유통업계와 전통시장의 갈등을 부추겼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마트는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택했다. 안성맞춤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매출과 직결되는 취급 품목도 조정한다. 과일과 채소, 수산물, 육류 등 신선식품과 국산 주류, 담배 등을 판매 품목에서 제외해 화인마트 등 전통시장 구성원들과의 동반성장에 나선다는 취지다.

기존 안성맞춤시장은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며 현재 2층 전체가 공실이며 110여개 점포가 모여 있는 1층 전통시장 역시 영업이 어려운 상태다. 안성시 측에서 이마트에 협업을 제안해 이마트의 유통 노하우를 100% 활용하면서도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등 시장 구성원이 공존할 수 있는 상생스토어를 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마트가 지역사회 상생 모델로 내세우는 대표 콘텐츠는 ‘노브랜드’다. 노브랜드는 이마트가 자체 기획한(PL) 브랜드로 저렴한 가격에도 품질이 뛰어나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노브랜드를 통해 전통시장에 젊은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일조하고 부대시설을 확충해 편의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이마트는 당진어시장에도 상생스토어를 열고 노브랜드 매장을 입점했다. 당진 상생스토어는 1층에 어시장이 영업을 하고 2층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들어서는 형태다. 상권을 둘러싸고 대립하던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업체가 상생하는 모델로 평가받은 바 있다. 전통시장 내 젊은 고객 유입을 위해 노브랜드 카페와 장난감도서관, 푸드코트 등을 함께 구성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