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는 조기 은퇴, 노후 불안 등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질환 위험이 높은 연령대다.
국민건강험공단이나 통계청 등의 자료를 보면 우울증 진료 환자는 50대가 20.8%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많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50대 우울증 진료자수는 2009년 11만5996명에서 2014년 15만1009명으로 4년 동안 30.1%나 늘었다.
50대는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이 34.6명이고, 자살자수 비율이 전체 연령대의 20.5%를 차지할 정도로 자살 위험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이기도 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3년 자료를 보면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의 자살률은 2000년 18.3명에서 2011년 40.6명으로 급증했다.
50대의 정신건강은 이처럼 피폐하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가건강검진 시 생애전환기 정신건강검진은 만 40세와 66세를 대상으로만 실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50대를 비롯한 중장년층의 정신건강을 보듬기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시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실시한 50대 무료 정신건강검진서비스를 올해 만 60∼64세와 취약계층 등으로 확대한다고 6일 밝혔다. 취약계층은 주거위기가구 특별지원대상자와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통해 발굴된 자살 고위험대상자 등이다.
서비스 대상 확대로 서울에 거주하는 50∼64세 시민이나 취약계층은 145개 정신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정신건강검진과 최대 3회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첫 방문에서는 우울증 등에 대한 선별검사, 평가, 상담을 받고 2∼3회차에는 약물치료 전 단계 심층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 비용은 서울시가 자치구 보건소를 통해 의료기관에 전액 지급한다.
정신건강검진 무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은 보건소, 25개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안내 받을 수 있다. 블루터치 홈페이지(www.blutouch.ne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상담 실시 후 필요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각 자치구 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사후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시는 정신의료기관에서 약 처방을 받지 않고 상담, 설문지 작성 등 정신건강검진만 받을 경우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지 않는다며 50대와 취약계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자살 위험성이 높은 50대와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인 서비스를 통해 시민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글=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위기의 50대… 서울시, 정신검진 서비스 늘린다
입력 2017-06-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