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푸는 코스닥, 추경 발판 삼아 높이 뛸까

입력 2017-06-07 05:00
글로벌 증시의 중소형주 강세 기조에도 잠잠하던 코스닥 시장이 11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순풍에 올라탔다. 2015년부터 지루하게 계속돼온 680∼700포인트 부근 박스권을 돌파할지 주목된다.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4일 635.11에서 지난 5일 662.32포인트까지 올랐다. 1개월간 4.2% 상승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춤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상승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4월과 5월에만 코스닥 시장에서 8500억여원을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3거래일간 170억여원을 샀다. 코스피지수가 숨 고르는 사이 코스닥 시장 순환매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소형주 강세장은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도 관찰된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최근 4거래일 동안 장중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일본 중소형주 지수인 자스닥지수는 연초보다 14.4% 올랐다. 상승률이 닛케이 대비 10% 포인트 이상 높다. 유럽에서도 유로스톡스 중소형지수가 14.7%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정부의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정책으로 코스닥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추경 편성으로 내수경기 회복 기대감도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추경으로 일자리 11만개가 늘어나고 올해 성장률이 0.2% 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정부 전망치는 2.6%였다. 유안타증권은 추경의 생산유발·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5조원 이상 된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정원일 연구원은 “전체 GDP 규모 1508조원 중 0.334%를 차지하는 규모”라며 “성장률이 3%대로 도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대중정부에서도 IT 벤처기업 육성정책 등에 따라 IT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늘어나고 주가가 상승했었다. 노무현정부에선 벤처기업 활성화 대책으로 게임, 바이오산업 등이 활성화됐었다. NH투자증권은 문재인정부의 4차 산업혁명 위원회 설치, 중소기업 규제완화 등 정책이 가시화되는 2018년에 코스닥이 본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15년 중반 이후 쌓인 680∼700포인트 부근의 매물벽이 코스닥 상승세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코스닥지수 급락 당시 하락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특별한 정책 모멘텀이 없어 환매 부담이 있다고 내다봤다. 기관의 수급도 중요한 변수다. 금융투자 기관은 최근 3개월간 코스닥 시장에서 1485억원을 순매도했다. 8일 영국 총선이 열리는 등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