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청문회, 개인 흠집보다 능력을 따져보라

입력 2017-06-06 17:25
문재인정부 첫 내각 구성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7일 열린다. 내각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가 몰려 있어 ‘슈퍼 수요일’로 불린다. 이낙연 국무총리, 서훈 국가정보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이어 열리는 2라운드 청문회인 셈이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외교통일위원회에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개최된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열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회의도 예정돼 있다. 여야가 충돌할 지점이 곳곳에 널려 있는 것이다.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곳은 강 후보자 청문회다. 야당은 강 후보자를 낙마 대상으로 지목하며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지명 당시 선제적으로 해명에 나섰던 자녀 위장전입 문제를 두고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데다 자녀 증여세 늑장 납부 건까지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의혹으로 장관 후보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는 게 야당의 판단이다. 강 후보자 장녀의 음주운전 전력 등 후보자의 개인 신상 털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은 강 후보자에 대해 “상한 냄새가 나는 음식이 있다면 먹어보고 버리겠느냐”고 혹평했을 정도다. 김이수 후보자는 2014년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반대 의견을 내는 등 헌법재판관 시절 진보적 판결을 여러 번 냈다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자칫 청문회가 사상 검증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후보자들이 직무에 걸맞은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갖췄는지를 검증하는 건 국회의 기본 책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여러 방면에 걸쳐 빈틈없이 촘촘하게 후보자를 살펴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의 청문회는 정파적 이해에 집착한 흠집 내기나 꼬투리 잡기식 인신공격으로 흐른 경우가 많았다. 미국에서는 공직 후보자 개인의 신상이나 도덕성 문제는 사전에 비공개로 살펴보고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과 정책 역량에 대한 검증은 공개적으로 엄격하게 진행된다. 개인신상보다는 직무에 필요한 자질을 집중적으로 본다는 얘기다. 청문회의 본령은 국정 능력과 정책 검증이다. 이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