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700쪽 서면답변] 역대 후보자 답변서의 2배 분량

입력 2017-06-07 05:02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답변 자료는 지난 후보자들이 준비했던 분량의 배에 달하는 A4용지 700쪽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후보자 스스로가 질의 사안에 되도록 충실히 답변하자는 의견을 피력한 데 따른 것이다. 답변 자료를 보면 헌재소장 후보자로서 답변이 부적절하다고 밝힌 주제들에 대해서도 최소한 원론적인 의견이 덧붙여진 형식이 눈에 띈다.

김 후보자가 국회에 회신한 서면 답변에는 그가 먼저 임기 논란에 대해 선을 긋는 대목도 있다. 김 후보자는 “재판관직을 사퇴하지 않은 이상 헌법 문언에 비춰 재판관으로서의 잔여임기가 소장의 임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관 가운데 헌재소장이 나올 경우 재판관으로서의 임기가 헌재소장의 임기가 되는지, 헌재소장 임명 시 새로운 6년이 보장되는지는 여전한 논란이었다. 2012년 헌법재판관에 임용된 그의 재판관 임기는 내년 9월까지다. 불과 1년2개월여를 위한 청문 준비절차였지만, 헌재의 준비는 어느 때보다 충실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법관생활 내내 가장 자랑스러웠던 5가지 판결로 조기 노령연금 지급정지 및 환수결정처분 취소사건, 장애인 휠체어 추락사건 손해배상 인정, 유아의 증언능력 인정, 소방관 순직군경 인정, 도급제 택시운전사의 근로자 인정 등을 꼽았다. 부끄러운 판결을 묻는 질문에는 부부관계가 파탄에 이른 사건에서 이혼을 판결한 사례 1가지를 들었다.

헌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결정을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건은 저뿐 아니라 재판관 모두에게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답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