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삼성 돈을 먹으면 탈이 없다”고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최순실 저격수’로 불리는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형사재판에 출석해 “최씨가 독일에서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적어줬다”며 최씨 자필 메모를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5일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삼성 뇌물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노 전 부장은 “2015년 최씨 지시로 독일로 출국해 박 전 전무를 만났다”며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노 전 부장은 “박 전 전무로부터 ‘정유라만 (삼성에서) 지원받으면 나중에 탈날 수 있어 나머지 선수들을 끼워 넣었다’ ‘삼성 돈 먹으면 탈이 없다. 그만큼 삼성은 치밀하다’는 최씨 말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삼성은 2015년 8월 최씨가 독일에 세운 페이퍼컴퍼니 코레스포츠와 승마 컨설팅 계약을 하고 정씨에게 77억여원을 지원했다. 승마 유망주 6명을 지원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실제 지원받은 건 정씨뿐이었다.
노 전 부장은 “박 전 전무가 ‘이재용 부회장이 승마선수여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노 전 부장은 “최씨가 자신은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했다”며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최씨가 ‘그렇다, 친한 언니 동생 사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 중인 최씨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최씨가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며 “어지럼증으로 (구치소) 방안에서 넘어져 온몸에 타박상이 심하고, 특히 꼬리뼈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라고 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아침에 몸이 안 좋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정유라)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에도 몸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앞으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을 매주 4일 이상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2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양민철 이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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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일 “최순실, ‘삼성 돈 먹으면 탈 없다’ 말해”
입력 2017-06-05 18:22 수정 2017-06-05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