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군단’ SK, 홈런기록 다시 쓰나

입력 2017-06-06 05:00

‘홈런 공장’은 올 시즌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를 지칭하는 별명이다. 경기를 단숨에 뒤집는 강타선을 구축하면서 붙여졌다. SK는 역대급 핵타선을 동원해 프로야구의 홈런 관련 각종 대기록들을 삽시간에 갈아치울 기세다.

SK는 2017시즌 정규리그 55경기를 치른 5일 현재 팀 홈런 98개를 기록 중이다. 팀 홈런 2위 두산 베어스(56개)에 무려 42개나 앞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일 한화와의 경기는 SK 홈런포의 위력을 실감케 한 단적인 사례다. SK는 3-4로 밀린 7회 초 선두타자인 4번 최정을 시작으로 5번 로맥, 6번 김동엽이 3타자 연속 홈런을 날리며 가볍게 경기를 뒤집었다. SK는 이날 2회 나주환의 선제 솔로홈런, 5회 한동민의 투런포, 9회 김동엽의 솔로포까지 홈런 여섯 방만으로 한화에 7대 4 승리를 거뒀다.

자연스럽게 SK는 역대 프로야구 한 시즌 팀 최다홈런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문 기록은 삼성 라이온즈가 2003년에 세운 213홈런이다. 당시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개를 기록한데다 마해영(38개), 양준혁(33개) 등이 3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공포의 타석을 구축했다.

SK는 이미 2003년의 삼성을 넘어설 채비를 마쳤다. 팀 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에서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총 256개 이상의 홈런을 때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홈런공장의 중심에는 지난해부터 거포형 타자로 변신한 최정이 있다. 최정은 지난 시즌 40홈런을 때려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와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그는 올해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18홈런으로 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015∼2016년 퓨처스리그(2부리그) 2년 연속 홈런왕 출신인 한동민도 올 시즌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동민은 16개(2위)의 홈런을 기록, 홈런왕 레이스에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외에 김동엽(13홈런), 제이미 로맥(11홈런)까지 SK에는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4명이나 있다. 로맥은 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11일에서야 한국무대 첫 경기를 치렀다. 이후 22경기만에 11개의 홈런을 때리는 무시무시한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SK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홈런 타자 4명을 배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30홈런 타자가 한 팀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은 세 명으로 지금까지 네 차례 있었다. 삼성이 2003년(이승엽 마해영 양준혁)과 2014년(이승엽 나바로 최형우)에,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와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의 전신)가 1999년(샌더스 홍현우 양준혁)과 2000년(박경완 퀸란 박재홍)에 각각 달성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