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귀국… 당권 경쟁 본격화

입력 2017-06-05 00:01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귀국 인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출국한 지 23일 만이다. 인천공항=최종학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4일 오후 귀국했다. 대선 패배 이후 휴식과 정국 구상을 위해 지난달 12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23일 만에 돌아왔다. 패장치고는 예상보다 외유가 짧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 전 지사는 이번 주 ‘민생투어’에 나선 뒤 다음달 3일 열리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귀국으로 한국당 당권 경쟁 레이스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홍 전 지사는 오후 6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지지자들에게 “지난번 제가 부족한 탓에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나 한국당이 잘못한 바람에 대선에서 패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자유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는 데 함께하겠다”며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했다. 홍 전 지사는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대기 중이던 자동차에 올라탔다.

홍 전 지사는 그동안 미국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통해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당대표가 되겠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 또 한국당을 강한 야당으로 변모시켜 문재인정부를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전 지사의 귀국으로 한국당 차기 당권 경쟁은 ‘홍준표 대 반(反)홍준표 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한국당 내부에서는 ‘홍준표 추대론’과 ‘홍준표 불가론’이 팽팽하다.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전 지사 옹립 움직임이 있지만 친박을 중심으로 한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홍 전 지사에 맞서 원유철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이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누가 한국당의 차기 선장이 되더라도 무거운 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급락한 정당 지지도를 높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보수 대통합에 대해서도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친박계에 대한 인적 청산 요구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도는 8%로 추락하며 바른정당 정의당과 동률을 기록했다. 107석을 갖춘 국회 제2당의 지지도치고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비판이 한국당 내부에서 나온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