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장염으로 인해 고생을 했다. 음식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진료를 하는데도 신경이 쓰였다. 의사라고 모든 질환에 다 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염증성 질환은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 일쑤다.
관절염도 염증과 관련이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염증성 질환이다. 관절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연골이 손상되는 병이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화농성 관절염 또한 염증성 관절 질환에 해당된다.
화농성 관절염은 피부의 상처를 통해 포도상 구균, 연쇄상 구균 등 세균이 침입하거나 다른 곳의 염증이 혈액을 통해 관절 속으로 침입, 관절 조직을 파괴시키는 병이다. 여느 관절염과 마찬가지로 무릎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고 어깨나 고관절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화농성 관절염은 초기 관절에 고름이 차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그 고름이 주위로 퍼지면서 연골이 손상된다. 환부가 붓기도 하는데 얼핏 봐도 차이가 날 정도로 커지며 빨갛게 붓는다. 고열, 식욕부진, 전신 권태 등 온몸에 이상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좀 더 진행되면 고관절 표면 연골이 부서져 아예 관절을 못 쓰게 될 수 있다. 진행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신속 치료가 필요한 병 중 하나다. 당연히 발병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화농성 관절염은 세균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항생제로 치료한다. 관절에 고름이 차있을 때는 주사기로 흡입, 제거한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관절을 절개하여 염증을 긁어내고 손상 된 부분을 수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관절 내시경(관절경)으로 관절 속을 들여다보며 시술한다. 수술이 끝나면 관절 내 물이 빠질 수 있도록 배농관을 장착한다. 이후 통증 등 급성 증상이 진정되면 투병 중 경직된 관절기능을 회복시키는 재활훈련을 받아야 한다.
화농성 관절염은 유아기, 소아기에 많이 나타난다. 2016년 건강보헌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10세 이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143명인데 비해 화농성 관절염 환자는 1987명이나 된다. 만약 말을 못하는 유아가 기저귀를 갈 때 크게 울면 화농성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때문일 수도 있다.
화농성 관절염의 가장 큰 위험은 갑자기 찾아와 빠르게 질병이 확산 된다는 점이다. 평소와 달리 무릎이 아프고 붓기까지 했다면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즉시 가까운 병원(정형외과)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글=우민수 H+양지병원 정형외과 과장, 삽화=이은지 기자
[헬스 파일] 화농성 관절염
입력 2017-06-05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