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진 “결혼은 마흔 되기 전에… 아직 일할 때” [인터뷰]

입력 2017-06-06 00:00
‘맨투맨’을 통해 한층 편안한 연기를 보여준 박해진. 그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엔 폐쇄적인 생활이 수반된다. 나중에 결혼을 하게 되면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마운틴 무브먼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는 이번에 코믹 욕심이 컸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웃길까’ 고민하며 연기를 했죠. 박해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 만족해요. 잘 안 시켜주셔서 그렇지, 저 코미디에 자신 있거든요(웃음).”

지금껏 배우 박해진(34)에게 망가짐이란 없었다. 작품 속 그는 늘 흐트러짐 없이 완벽했으니까. “난 사실 코미디가 좋다”는 그의 농담 반 진담 반 고백은 그런 틀을 깨고 싶다는 의지로 읽혔다. 오는 10일 종영하는 JTBC 금토드라마 ‘맨투맨’이 그 시작이었을지 모른다.

‘맨투맨’은 액션 코미디 첩보 멜로 브로맨스 등 다양한 요소가 망라된 작품. 국정원 고스트 요원 김설우(박해진)가 안하무인 한류스타 여운광(박성웅)의 경호원으로 들어가 비밀 작전을 수행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초반 가벼운 톤으로 문을 연 드라마는 극이 전개될수록 점차 무게감을 더해갔다.

다층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꽤나 매력적인 경험이었다. ‘맨투맨’ 종영을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진은 “행복하고 섭섭하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느낌이다. 유달리 애착이 간 작품이라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캐릭터 연구를 하다 보면 유독 끌리는 역할이 있어요. 설우 캐릭터가 그랬죠. 전작들에선 ‘박해진이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느낌이 강했던 데 반해 이번엔 저의 평소 모습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좀 더 자유로웠죠.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맨투맨’은 100% 사전제작돼 ‘본방 사수’를 하는 맛도 있었다. 박해진은 “시간 맞춰 핸드폰 두 개를 들고 본 방송과 라이브 댓글을 동시에 보곤 했다”며 “내가 별 생각 없이 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분석해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더 신중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2006년 데뷔작 ‘소문난 칠공주’(KBS2)의 연하남 역으로 인기몰이를 한 박해진은 ‘별에서 온 그대’(SBS·2013)를 통해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바쁘게 해외를 오가면서도 ‘나쁜 녀석들’(OCN·2014) ‘치즈 인 더 트랩’(tvN·2016·이하 ‘치인트’)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차기작 두 편도 벌써 예정돼 있다. 이달 말 크랭크업하는 영화 ‘치인트’와 ‘맨투맨’의 프리퀄 드라마인 ‘사자(四子)’다. 영화 ‘치인트’는 드라마에서 남은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 박해진은 “한번 했던 역을 다시 한다는 것에 부담이 있었지만 저의 마지막 숙제라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요즘 부쩍 ‘열일’한다는 말씀들을 해주시는데, 저는 늘 쉼 없이 일해 왔거든요(웃음).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고요. 지금은 일을 해야 될 때라고 생각해서 작품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요즘 박해진의 활력소는 사랑스러운 두 조카다. 부모님, 누나 가족과 함께 지내는 그는 “40대가 되기 전 장가를 가면 좋겠지만 일단 연애를 해야 결혼도 하는 거 아니겠나”라며 “요즘은 외로울 틈이 없다. 아침에 눈만 뜨면 알람시계처럼 조카들이 뛰어 들어온다”고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