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3년 만에 불황형 흑자 탈출

입력 2017-06-05 00:03

한국 기업이 3년 만에 ‘불황형 흑자’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업·제조업은 매출 감소세라 경기 회복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4일 발표한 ‘한국 기업의 경영성과’ 보고서를 보면 우리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지난해(0.27%) 증가세로 돌아섰다.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원가절감으로 영업이익만 오르는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매출액 감소폭이 2015년 -6.24%에서 2016년 -0.77%로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 외 기업은 같은 기간 매출액이 늘었지만 증가세가 1.44%에서 1.15%로 둔화했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비제조업이 2.93% 성장한 반면 제조업의 경우 3년 연속 매출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4년 -2.06%, 2015년 -4.63%, 2016년 -1.67%로 파악됐다.

매출액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되기는 했지만 매출액 규모 자체는 2012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우리 기업의 총 매출 규모는 2250조원으로 2012년 2291조원보다 적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14년 4.38%에서 2015년 5.29%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6%를 돌파했다. 하지만 중국·일본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제조업 상장기업 기준으로 보면 한국 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4.7%로 일본(5.8%)이나 중국(6.2%)보다 낮았다. 다만 한국의 지난해 매출원가율(82%)이 일본(74.9%)이나 중국(75.8%)보다 높아 앞으로 비용 구조를 개선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한경연은 전망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우리 기업의 매출 감소가 멈춘 것은 다행이지만 2012년 매출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사실상 성장 정체 상태에 있는 것”이라며 “매출 반등이 추세적 변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규제개혁 등 기업 친화적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