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외국인학교, 암환자 돕기 ‘24시간 생명 릴레이’ 진행

입력 2017-06-04 21:39
부산국제외국인학교 케빈 베이커 교장(왼쪽 두 번째)과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원장(세 번째) 등이 지난 2일 부산국제외국인학교 교정에서 ‘생명을 위한 릴레이’ 행사를 갖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광안리해수욕장을 청소해 ‘자랑스러운 외국인 주민상’을 받았던 부산국제외국인학교 학생과 교사들이 또 지역 사랑을 실천했다.

이 학교 학생과 교사 등 42개국 출신 500여명은 2일 오전 9시부터 3일 오전까지 ‘생명을 위한 릴레이(Relay For Life)’에 동참했다. 이 행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암환자를 위한 기금 모금 행사로 참가자들은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축구장 트랙을 뛰거나 걸으며 릴레이를 이어간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400여만명이 동참해 지금까지 50억 달러의 기금이 모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행사에 참가한 부산국제외국인학교는 기금을 전액 ‘암환자 돕기’에 사용키로 했다. 기금은 머핀·바나나·과자를 판매한 수익금과 미리 계좌를 통해 기부받은 금액을 합쳐 500여만원에 달했다. 행사 취지에 공감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의학원장과 의료진 10여명도 동참했다.

첫 주자는 사회과목 교사 카베 라네마(65)씨였다. 라네마씨는 2014년 8월 림프암 진단을 받고 2년 넘는 투병 기간을 꿋꿋이 버텨내 암을 이겨냈다. 그는 “암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라네마씨에 이어 학생과 교사들이 24시간 동안 릴레이를 이어갔다. 12학년 토마스 마이라르(19)군은 24시간 내내 걷기에 도전했다. 마이라르군은 “최근 무릎이 조금 아프지만 암환자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으로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걷다가 지친 저학년 학생을 업고 트랙을 돌기도 했다. 케빈 베이커(54) 교장은 “주변 친구와 처제까지 6명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지역의 주요 기관과 함께해 규모를 더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원장은 “기부금은 어려운 암환자 치료 및 암 연구를 위해 소중히 쓰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