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서 생일 맞은 친구에 선물投… 마이애미 투수 볼케스, 개인 통산 첫 노히트노런

입력 2017-06-04 18:31
볼케스(왼쪽)가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절 벤투라와 찍은 사진. 볼케스 인스타그램 캡처

하늘에 있는 친구를 그리워하며 던진 공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우완투수 에디손 볼케스는 4일(한국시간) 27번째 타자였던 대타 크리스 오윙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올 시즌 MLB 첫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볼케스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자신의 개인 통산 첫 노히트노런이기도 하다. 98개의 공을 던져 10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5회 초와 8회 초 볼넷을 내줬지만 병살타로 유도했고 특별한 위기도 없었다. 볼케스의 호투 속에 마이애미는 애리조나에 3대 0으로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사실 볼케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1승 7패, 평균자책점 4.44로 선발투수로서는 부진한 축에 속했다. 반전의 힘은 교통사고로 요절한 친구 요다노 벤투라에 있다. 볼케스와 벤투라는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2015 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했다. 촉망받던 투수 벤투라는 그러나 지난 1월 모국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날은 벤투라의 26번째 생일이었다. 볼케스는 벤투라를 그리워하며 경기 시작 몇 시간 전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캔자스시티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볼케스는 경기를 마친 후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벤투라와 요절한 또다른 도미니칸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를 언급하며 “이날 경기는 (하늘나라에 먼저 간) 그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 페르난데스는 마이애미의 에이스 투수로 지난해 9월 보트사고로 세상을 떠났다.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