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1-0으로 앞서 있던 1회 1사 2루. 첫 타석에 나선 한화 4번 타자 김태균(35)이 SK 와이번스의 선발투수 문승원의 3구째 볼을 받아쳤다. 빗맞은 타구는 우익수 앞에 떨어졌다. 행운의 안타였다. 김태균은 여유 있게 1루를 밟았다. 지난해 8월 7일 대전 NC 다이노스전부터 8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김태균은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한·미·일 출루 기록에 새 역사를 썼다. 김태균은 이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다 출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설의 강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기록을 넘어섰다. 윌리엄스는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1949년 7월 1일부터 9월 27일까지 84경기 연속으로 출루했다.
김태균은 지난 4월 22일 수원 kt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해 종전 KBO 리그 기록이던 펠릭스 호세(전 롯데)의 기록(63경기)을 뛰어넘었다. 지난 5월 16일 고척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선 70경기 연속 출루를 기록, 일본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가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 시절이던 1994년 5월21일∼8월26일 달성한 일본 프로야구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69경기)도 깼다.
김태균은 이제 린즈성이 대만 프로야구에서 2015년 6월20일부터 2016년 6월14일까지 이어간 세계기록 109경기 연속 출루에 도전한다.
김태균은 85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는 동안 절반에 가까운 42경기에서 첫 타석 출루에 성공했다. 41차례 멀티 히트를 작성했다. 두 차례 이상 출루한 경기는 56번에 달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지난해 9월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한화는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 수비에 들어갔다. 이때까지 김태균은 출루하지 못했다. 그런데 삼성이 9회 말 1점을 뽑아내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김태균은 10회 초 선두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때리며 연속 출루 기록을 이어갔다.
김태균은 사실 ‘출루 달인’이다. 2002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 출루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2016 시즌엔 KBO리그 최초로 한 시즌 300출루(310번)를 돌파하기도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일 프로야구 전적]
△두산 15-4 넥센 △NC 4-1 LG
△SK 4-5 한화 △KIA 1-5 삼성
△kt 11-8 롯데
한화 김태균 85경기 연속 출루,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었다
입력 2017-06-03 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