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 문제 해법으로 한·미 양국이 제재·압박과 대화를 병행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달 말 열릴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면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따라 대북 압박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병행을 주문하는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해법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대북 정책에서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한·미 정상 간 이견과 충돌 가능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회동에서 대북 제재와 압박 공조를 이어가면서 비핵화 대화의 통로를 어떻게 마련할지 모색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두 사람은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공동 방안과 관련해 대화와 제재·압박을 병행하면서 조속히 실마리를 찾자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이달 말 백악관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이 공동 해법을 마련하는 데 매우 시의적절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은 정상회담의 의제와 구체적인 시기도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회담 의제는 한·미동맹 강화와 북핵 해법, 무역 문제, 국제 이슈 공조 문제 등이 될 것이라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정상회담의 격식과 관련해 맥매스터 보좌관은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는 양국이 이달 말 열기로 이미 합의했으며, 미세 조정을 거친 뒤 곧 청와대와 백악관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회동에서 정 실장은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반입 보고 누락 논란이 벌어진 경위를 설명했으며, 맥매스터 보좌관은 “설명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밖에 맥매스터 보좌관은 미국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도움을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실장은 오후 5시45분쯤 백악관에 도착했으며, 마중 나온 맥매스터 보좌관과 함께 20분간 경내를 걸으며 담소를 나눴다. 이어 오후 6시5분쯤부터 7시를 조금 넘은 시간까지 공식 대화를 했으며, 맥매스터 보좌관은 자신이 주재하는 만찬을 연기하면서 대화를 연장했다고 배석자들이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압박과 대화로 북핵 해결”… 韓·美 이견은 없었다
입력 2017-06-02 18:22 수정 2017-06-02 1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