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방식이 변경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내 정상 가동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일(현지시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변 환경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강하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하려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의 안보 사령탑인 정 실장이 철저한 환경영향평가를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국방부가 진행하고 있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나 ‘일반환경영향평가’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 부지인 성주골프장 면적이 32만㎡이고 배치 사업 면적은 10만㎡ 이내여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간주하고 영향평가를 진행해 왔다. 6월쯤 평가 완료를 예상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 대로 시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정 실장 언급대로 환경평가 방식이 바뀔 경우 평가 기간이 대폭 늘어나게 된다. 소규모 영향평가는 13개 항목을 평가하고 주민 공청회를 하지 않아도 돼 6개월 정도면 가능하다. 하지만 전략영향평가나 일반영향평가는 입지 타당성과 환경보전 계획의 정당성 등 24개 이상의 항목을 평가해야 해 최소 1년 이상이 걸린다. 환경영향평가가 강화되면 사드 레이더의 유해성 문제가 다시 제기될 수도 있다.
한편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에 사드 배치 관련)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전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가 다른 변경을 가져오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드 연내 가동 힘들다… 환경평가 변경 가능성
입력 2017-06-03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