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금융 소외층 위한 포용적 성장 필요”

입력 2017-06-02 19:45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시중은행장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포용적(Inclusive) 성장’ ‘소외계층 배려’를 꺼내들었다. 소득 불균형에 따른 양극화를 막고 소외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 조찬발언을 통해 “금융에서 ‘포용’이란 단어가 관심을 받고 있다”며 “G20(주요 20개국)의 목표이자 의제이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강조한다”고 소개했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나라에서 빈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상위 1%만 혜택을 받는 현실이 나타나자, 대안으로 ‘포용적 성장’이 주목받고 있다. 포용적 성장은 대기업 몰아주기 위주의 ‘낙수효과’와 정반대 개념이다. 일자리 창출 및 가계소득 확대, 사회안전망 확충 등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아래서 위로 온기가 퍼지는 ‘분수효과’를 의도한다.

이 총재는 소외계층 배려가 금융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핀테크, 비대면거래 등 디지털 금융서비스 트렌드가 고령층에겐 적응하기 어려운 변화”라며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노인들은 비밀번호를 자주 잊어 현금입출금기(ATM) 사용을 어려워한다”며 “바이오 인증을 도입하면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포용적 금융’이 될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행장 외에 위성호 신한은행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최종구 수출입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이 함께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