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2015년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195개국 합의로 마련됐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지난해 9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로 비준했다. 그러나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미국이 이날 탈퇴를 선언함에 따라 협정 자체가 무력화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물론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구의 미래에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이 공동성명을 통해 “재협상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대결도 심해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탈퇴 선언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미명하에 특정 산업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석유 재벌과 민영 발전소, 중공업 기업들이 협정에 반대하라고 미 정부에 압력을 넣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세계 초강대국으로서 그동안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에 앞장서온 미국의 대통령이 이에 역행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은 미국의 탈퇴로 전 세계 온도가 한계선을 넘어서는 위험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늦추지 못한다면 우리의 후손은 정상적인 삶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눈앞의 이익만 좇아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촉구한다.
[사설] 파리기후협정 탈퇴하며 美이기주의 택한 트럼프
입력 2017-06-02 17:27 수정 2017-06-02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