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이드 인 코리아? 이젠 코리안 메이드!… 새 ‘국가브랜드’ 추진

입력 2017-06-02 05:00

문재인정부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박근혜표 국가 브랜드인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를 대신할 국가 원산지 브랜드 도입에 나선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집에 수출 품목의 첨단화, 고부가가치화와 지속적인 수출구조 고도화 추진을 위해 ‘코리안 메이드(Korean made)’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원산지를 표기하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대신 한국의 강점과 이미지를 브랜드로 만들어 한국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코리안 메이드 전략을 구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1일 “국가 원산지 브랜드 도입은 무역 활성화를 위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구체적인 개념 정립과 어떤 방식으로 수행할지 등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가 원산지 브랜드란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미 전 세계 많은 나라가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자연과 창의’, 독일은 ‘이성과 감성’, 일본은 ‘기술·제품·매력·문화’ 등 독특한 이미지에 맞춰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국가 브랜드는 있었다. 국민의정부부터 이명박정부까지 ‘다이내믹 코리아’를 썼다. 지난해 박근혜정부가 만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표절 논란으로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다. 더구나 원산지를 알리는 브랜드는 ‘메이드 인 코리아’ 외에 없었다. 현재 ‘메이드 인 코리아’는 국내에서 생산돼 유통, 판매되는 물품에 한해 대외무역법 제35조에 따라 적용하고 있다. 수출물품은 원산지 판정을 충족하면 받을 수 있다. 한국의 이미지나 강점은 원산지 브랜드에 적용하지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 원산지보다 누가 만들었느냐를 알리는 ‘메이드 바이 코리아’를 만들어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에 따라 기재부와 무역협회는 국가 원산지 브랜드 도입 필요성을 절감하고 여러 차례 코리안 메이드 도입을 주장해 왔다.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국가 브랜드 경쟁력 부족으로 세계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2015년 기준 1조920억 달러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브랜드 가치 비율은 76%로 저평가됐다. 이에 비해 미국과 독일, 영국은 GDP 브랜드 가치 비율이 111%였다.

정부는 국가 브랜드에서 나아가 국가 원산지 브랜드 도입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업들도 원산지 브랜드 도입이 수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국가 원산지 브랜드가 절실하다. 2012년 기준 한국 제품은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돼 수출됐는데 중소기업 제품은 실제 가치 대비 10.6% 할인됐다. 미국과 유럽에 수출할 경우 각각 11.5%, 13.7%나 디스카운트됐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