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차질 우려… 정부 “문제없다”

입력 2017-06-02 05:00
낙동강 4곳과 영산강 1곳, 금강 1곳 등 6개 보의 상시 방류가 시작된 1일 환경단체 관계자와 주민들이 영산강 죽산보에서 물이 쏟아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 보 관리단은 이날 오후 2시부터 4개 수문 중 2개를 개방하고 방류를 시작했다. 죽산보의 상시 방류는 보가 준공된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뉴시스

정부가 1일 오후 2시부터 4대강 보 16곳 가운데 6곳의 수문을 열고 상시개방을 시작했다. 수문을 연 낙동강의 강정고령보 등 4곳과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가 있는 지역에서는 대책회의를 하는 등 보 개방에 따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는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대구시는 이날 대구시청에서 ‘낙동강보 상시개방 관련 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1단계 개방으로는 농업용수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수위가 더 낮아지는 2단계 개방 시 대응 등에 대해 논의했다. 대구시 최삼룡 재난안전실장은 “2단계 개방으로 보 수위가 지하수 제약 수위까지 내려가면 농업용수 확보, 낙동강 주변 환경탐방사업이나 수상레저사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보 수위에 따른 변화를 관찰해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강정고령보에서 ‘4대강 사업 적폐 청산’ ‘흘러라 4대강’ ‘보 수문 개방 확대’라고 쓴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충남도의회 윤석우 의장과 조길행 의원 등은 금강 공주보 개방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두 의원은 “충남 서북부 유일한 상수원인 보령댐 저수율이 역대 최저인 10% 미만으로 떨어졌다”며 “수문마저 개방하면 농지 물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고 수상스포츠대회 등의 차질도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나주시는 영산강 죽산보 개방으로 농업용수 공급 차질이나 영산강 여객선 운항 취소는 없을 것이라며 지역민을 안심시켰다. 다만 기존 수위에 맞춰 설치된 선착장으로 인해 유람선 접안과 승객들의 승하선이 불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장 점검 후 계류시설을 보완하기로 했다.

경남에서도 주민들이 합천창녕보와 창녕함안보 등에서 수문개방을 지켜봤다. 지역 환경단체인 낙동강 네트워크는 보 개방 시간에 맞춰 창녕함안보 위에서 ‘강은 흘러야 한다’ ‘4대강 적폐청산, 흘러야 강이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환영 퍼포먼스를 펼쳤다.

정부는 제기된 우려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 합동 브리핑에서 정부는 “농업가뭄이 심한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북부 지역은 6개 보와는 떨어져 있다”며 “보 개방과 가뭄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를 개방하면서 수위를 많이 내리지 못하는 것은 가뭄 탓이 아니라 양수장 취수구의 위치 문제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주보 하류∼백제보 구간 농업용수 공급 차질 우려에 대해서도 “백제보는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농업용수 공급에는 지장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상시개방 기간 수자원 이용실태와 수질, 수생태계 등 분야별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현장 주민들과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꾸준히 수렴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 전남 해안가 등 가뭄 피해 지역에 가뭄대책비, 저수지 준설사업비 등 166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창녕·나주·청주·세종=최일영 이영재 김영균 홍성헌 유성열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