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달 말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는 미 의회 보고서가 나왔다.
미 의회 조사국(CRS)은 최근 발간한 ‘한·미 관계 보고서’에서 “북한 문제와 주한미군 비용 분담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사드 배치 갈등 등으로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CRS는 미 의회 공식 싱크탱크로 상·하원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CRS는 보고서에서 “한·미 관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한 2009∼2016년 가장 좋았으나 양국의 정권교체 이후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 요인으로는 대북정책과 한·미동맹, 통상마찰 등이 꼽혔다. 대북정책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 입장이 달라 관계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CRS는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가하려는 반면, 문 대통령은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남북협력 사업과 대화 재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동맹에서는 방위비 분담금과 사드가 쟁점이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인건비를 제외한 나머지의 절반을 지불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동맹국의 분담금 증액을 요청하고 있어 한국에도 인상 요청이 임박했다고 CRS는 전망했다. 또 미국의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항의와 한국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이 곤란을 겪고 있다고 CRS는 서술했다.
한·미 FTA 재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대부분 미국기업들은 한국시장 접근성과 분쟁 해결 절차가 개선됐다고 강조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적자에만 초점을 맞춰 한·미 FTA를 비난하고 재협상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CRS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조사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기 때문에 조사가 끝나면 한·미 FTA 재협상 여부가 검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방위비·사드·FTA로 韓美관계 불확실성 커질 듯” 美의회조사국
입력 2017-06-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