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가 ‘어린이 성경 캠프’ 인솔자 11명을 어린이 유괴범으로 몰아 체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어린이 납치와 종교자유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인솔자 11명 중 9명은 지난 21일 인도의 라틀람에 있는 기차역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인도 중부 나그푸르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여름 캠프로 향하던 중이었다. 13∼15세 어린이 60명을 인솔하고 있었다.
철도경찰이 제지하고 여행 목적을 묻자 나그푸르에서 열리는 여름 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은 22∼25일 열리는 이 캠프가 일반캠프가 아닌 성경캠프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들은 현재 기소돼 구금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은 22일 인도 인도르에서 체포됐다. 이들은 또 다른 어린이 성경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11∼17세 11명을 데리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들 11명이 체포된 이후 동행했던 아이들은 모두 집에 돌려보낸 상태다.
11명은 힌두교 아이들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들 부모들은 종교와 상관없는 캠프에 보낸 것이라고 강력 부인했지만, 정부는 이들 11명이 인도의 종교자유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종교자유법에 따르면 종교를 바꾸려면 정부가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크리스천 박해지수를 매년 조사해 발표하는 ‘오픈도어스 USA’에 따르면 인도는 기독교인 박해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오픈도어스 USA는 “인도 기독교인들은 힌두교인들의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그런데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이 같은 고난을 감수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인도는 힌두교인이 80.5%, 이슬람교인은 13.4%다. 크리스천은 3%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기독교교회협의회(All India Christian Council)는 최근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와 테러 등이 2015년에 비해 2016년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인도, 어린이 성경 캠프 인솔자 11명 체포
입력 2017-06-0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