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바이오 신약으로 미국·유럽 진출

입력 2017-06-04 19:13

SK케미칼이 바이오 사업에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최초의 백신을 상용화한 데 이어, 바이오 신약으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과 유럽의 문을 여는 성과도 달성했다. 합성 신약 1호, 천연물 신약 1호 등 국내 신약 개발의 역사를 만들어왔던 행보를 바이오 사업으로 확대하고 있다.

SK케미칼이 개발해 2009년 기술 수출한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AFSTYLA)’는 지난해와 올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등에서 잇따라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한 바이오 신약으로는 모두 최초의 진출이다. SK케미칼이 자체 기술로 개발해 CSL사에 기술 수출한 앱스틸라는 CSL사에서 생산과 글로벌 임상·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앱스틸라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연구 개발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single-chain product)’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이다. 기존 혈우병치료제는 분리된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지만, 앱스틸라는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 결합시켜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또 주 2회 복용으로도 지속적인 출혈 관리 효과를 볼 수 있다. CSL 측은 앱스틸라가 전 세계 A형 혈우병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케미칼은 글로벌 판매에 따른 로열티와 판매 마일스톤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리서치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A형 혈우병 치료제 세계 시장은 연 8조2000억원(72억1000만 달러)에 달한다.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2020년에는 전 세계 시장이 약 17% 증가한 9조5000억원(83억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K케미칼은 지난해 첫 출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를 2016-2017 독감접종 시즌에 완판되는 성과도 거뒀다. SK케미칼이 공급한 독감백신은 총 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스카이셀플루4가는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으로 한번 접종으로 네 종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하다. 백신 생산 시 계란을 사용했던 기존과 달리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기술을 도입, 제조과정에서 항생제 사용을 없앴다. 이외에도 SK케미칼은 아직 국내에서 자급화되지 못한 폐렴구균, 대상포진, 자궁경부암, 소아장염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SK케미칼은 1999년 국산 신약 1호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 ‘선플라’를 개발해 국내 신약개발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2000년에는 천연물 신약 1호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정’을 발매해 동양 의학의 원리를 현대의학으로 검증하고 규격화, 과학화하는데 성공했다. SK케미칼은 2000년 이후 연구개발(R&D)에 대해 매출의 12∼15% 수준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생명과학연구소에서는 R&D 인프라를 강화하기 위해 R&D전문인력 확충과 국내외 유수 R&D 네트워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