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한국형 R&D로 글로벌 도약 앞당긴다

입력 2017-06-04 19:14
우종수 사장은 신약개발이 신뢰경영이라는 비전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개량·복합신약 명가 위상에 걸맞은 연구개발(R&D)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차별화된 개량·복합신약들이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형 R&D 구축=자체 개발한 전립선비대증, 발기부전 동시치료 복합제 ‘구구탐스’의 임상 3상 결과를 세계 최대 비뇨기과학회 미국 비뇨기과학회(AUA)에서 구연 발표했다. 전 세계 비뇨기분야 전문의들에게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새로운 옵션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구구탐스 임상 3상 결과는 작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 성의학회에서 임상부문 최우수 연제상을 받기도 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70% 이상이 발기부전을 동반하고 있지만, 그동안 전립선비대증 중심으로만 처방이 이뤄져 왔다. 또 발기부전 치료에 쓰이는 타다라필(Tadalafil) 5㎎이 전립선비대증에 적응증이 있으나,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는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병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AUA에서 발표된 구구탐스 임상 3상 결과는 이러한 환자들의 불편을 개선하고 의료진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

◇차별화된 제품 ‘봇물’=한미약품은 2017년 시작과 함께 차별화된 복합신약들을 잇따라 허가 받으면서 글로벌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최근 허가 받은 골다공증치료 복합제 ‘라본디’는 골다골증 환자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D와 골다공증치료 성분인 라록시펜염산염을 복합한 제품이다. 라본디는 장기 복용시에도 안전하며, 환자의 불편을 개선한 제품이란 점에서 골다공증 치료에 새 옵션을 제시할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 제품은 연내에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천식과 통년성(4계절 내내 발생할 수 있는)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한 환자에 쓰이는 복합제 ‘몬테리진’도 허가 받았다. 몬테리진은 기관지 수축, 호흡곤란, 콧물 등을 유발하는 류코트리엔 물질을 억제해 천식과 비염 증상을 호전시키는 성분(몬테루카스트)과 알레르기비염 치료 등에 쓰이는 항히스타민제(레보세티리진)을 결합한 제품이다.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에 고지혈증 성분을 복합한 3제 복합제, 아모잘탄에 혈압을 더 떨어뜨리는데 도움을 주는 이뇨제 복합 3제 복합제(고혈압)도 올해 허가를 받고 출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개량·복합신약 개발, 우종수 사장이 주도=이러한 성과는 지난 30여년간 축적한 글로벌 수준의 개량·복합신약 제제기술 노하우가 응축된 결과다. 한미약품 개량신약 개발 역사는 199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 대표이사 우종수 사장 주도로 개발한 마이크로에멀젼이 스위스 노바티스사에 기술이전된 것. 68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금액은 당시 기준 국내 최대 액수였다. 기술 로열티는 20여년간 지급돼 최근까지 1000억원대의 수익을 한미약품에 안겨줬다. 이후 국내 제약업계에 ‘개량신약’이란 화두를 제시하며, 2000년대 초 수입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의 염을 변경해 출시한 ‘아모디핀’을 통해 제약업계 최상위권 업체로 발돋움했다.

글로벌 역량을 입증한 한미약품의 개량·복합신약은 제제연구 전문가인 한미약품 우종수 사장의 손에서 시작됐다. 우 사장은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 라인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 사장은 복합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폴리캡(Poly-cap)’ 기술을 도입하는 등 앞선 제제기술 상용화에 매진해 왔다. 폴리캡은 하나의 캡슐에 2종 이상의 주성분을 서로 다른 분리된 제형으로 충전하는 최신 제제기술이다. 우종수 사장은 “한미약품은 개량·복합신약을 통해 창출한 캐시카우를 혁신신약 개발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한미 R&D의 토대인 개량·복합신약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신약개발이 신뢰경영’이라는 비전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