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고 외로운 트럼프… 화난데다 심리적 위축

입력 2017-06-01 05:00

“외롭다. 화가 났다. 즐겁지 않다(lonely, angry, not happy).” 30일(현지시간) CNN방송은 ‘나 홀로 집에, 트럼프(Trump, home all alone)’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아주 쓸쓸하게 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근 대화를 나눈 한 측근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외롭게 지내고 있다. 심리적으로 위축됐고, 체중도 불었다. 믿을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주변에선 대통령직이 그의 천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측근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직면한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려 들 것인지, 아니면 다시 오만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지난 순방은 일시정지 버튼에 불과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취임 후 첫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9일간의 중동·유럽 순방에 앞서 출장이 너무 길다고 불평했으며, 출국 직전 매우 우울한 기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으로 돌아와서는 자신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러시아 측과 비밀채널 구축을 추진했으며,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더 우울해졌다고 한다.

한 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우울할 때는 남의 말을 듣는다”며 결국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지인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무슨 일을 해야 하고, 또 하지 말아야 하는지 등 전체적인 측면을 보여주는 보좌진이 아무도 없다. 어느 누구도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재벌 출신의 리얼리티 쇼 스타다운 자신만만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외국 정상에게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할 것을 촉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안보 불감증이라는 비판까지 직면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핵심 정책인 트럼프케어와 세제개편안은 의회 문턱도 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조만간 상원 정보위원회에 관련 문서를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와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기에도 벅차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