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송환된 날… 최순실 ‘이대 비리’ 징역 7년 구형

입력 2017-05-31 18:13 수정 2017-05-31 21:13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국내 송환된 31일 모친 최순실씨는 딸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혐의로 징역 7년이 구형됐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최씨가 구형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흐느꼈지만 실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 심리로 열린 최씨 등의 이대 학사비리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함께 공범으로 기소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남궁곤 전 이대 입학처장에게는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정씨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오후 2시45분쯤 법정에 앉아 있던 최씨는 머리를 쓸어 넘기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최 전 총장도 자신의 후임인 김혜숙 이대 신임 총장의 취임식 날 피고인석에서 구형을 받는 신세가 됐다.

특검 측은 “오늘은 특검 출범 6개월째이자 정유라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체포·송환되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건은 일부 비뚤어진 학부모로 인해 비롯된 통상의 입시비리 사건이 아니다”며 “정씨가 ‘너희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비선실세와 그 위세를 통해 영달을 꾀한 교육자들의 교육농단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정씨를 거론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준비한 종이를 꺼내 읽으며 “제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돼 후회되고 절망스럽다”며 “요즘 재판받는 게 고통의 나날이고 오직 딸과 손자 때문에 버티고 있다”고 했다.

“유라는 다섯 살 때부터 말을 타며 승마에 자기 인생을 바쳤는데 재력과 권력으로 이대에 들어가려 했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라고 항변한 최씨는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도 다시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또 “언론이나 SNS에 비난이 심해서 그렇지 유라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다”며 “유라와 손자가 남은 인생을 비난과 고통만 받지 않고 바르게 살 수 있도록 재판장님께서 선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글=양민철 기자, 사진=서영희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