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분리된 지 23년 만에 통합돼 서울교통공사로 새출발했다. 이번 통합은 노·사·정이 합의를 통해 이뤄낸 국내 최초의 공기업 통합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교통공사는 31일 오후 2시 성동구 본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갖고 본격 출항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인력 1만5674명, 자본금 21조5000억원으로 국내 1위의 지방공기업으로 올라섰다.
일평균 수송객은 680만명으로 베이징지하철(934만명)과 도쿄메트로(707만명)에 이어 세계 3위다. 노선 총 연장은 300㎞로 베이징(460㎞), 런던(402㎞), 뉴욕(380㎞)에 이어 4위이고 보유차량도 총 3571량으로 세계 4위권이다.
서울시는 “양 공사가 막대한 재정 적자로 인해 안전과 서비스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한계상황이라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며 “이번 통합은 강제적인 인력감축 등 기존 통합방식에서 벗어나 서울시와 양 공사, 노조 등 구성원이 긴말한 협의를 바탕으로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는 양 공사 통합으로 안전 기능 강화와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기대했다. 공사는 본사에 안전관리본부를 설치해 1∼8호선까지 안전관리를 일원화했다.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기술 직종이 함께 근무하는 기술센터 26곳을 설치하고 1∼8호선별로 안전관리관을 뒀다.
통합에 다른 중복인력 393명은 역사 등에 재배치했다. 또 승강장안전문 보수인력 175명을 증원하고 위탁 운영 중인 소방설비, 전기, 환기·냉방 업무 등 안전분야 64명은 계약 종료시 직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인건비 절감, 중복예산 등을 조정해 안전투자 재원으로 연간 295억원, 10년간 총 2949억원을 확보하게 된 것도 통합의 효과로 거론된다. 통합에 따른 자산전수 조사를 통해 234억원의 자산을 발굴, 부채비율이 기존 201%에서 54%로 개선돼 안전투자를 위한 공사채 발행도 가능해 졌다. 기관별, 호선별로 다른 각종 시설·장비·부품 등을 표준화하고 모듈화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공사는 통합 전 1만5674명인 정원을 2021년까지 4년에 걸쳐 1만4645명으로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통합으로 발생하는 절감 인건비의 55%는 근로자 처우개선에 투자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새로 출범한 서울교통공사가 더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로 시민에게 사랑받는 공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서울지하철 23년 만에 서울교통공사로 통합 출범
입력 2017-05-31 21:25 수정 2017-05-31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