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의 방향이 잡혔다. 광장 양쪽의 세종로와 광화문 앞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지상부 전체를 보행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부터 광화문광장 개선 방향을 논의해온 광화문포럼(위원장 김원)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발표회를 열고 ‘율곡로·세종로 지하화, 지상부 보행광장화’를 핵심으로 하는 광화문광장 조성안을 제시했다.
역사, 도시, 건축, 교통, 문화 분야 전문가 33명과 서울시 공무원 14명으로 구성된 광화문포럼은 그간 9차례 회의를 진행해 율곡로는 살려두고 세종로만 지하화하는 방안(1안), 세종로 양쪽 차선 중 미국대사관 방향 차도만 살리는 방안(2안), 율곡로와 세종로를 모두 지하화하는 방안(3안) 등 3개의 주요 대안을 검토한 끝에 3안을 가장 이상적인 안으로 이날 제시했다.
광화문포럼 위원인 함인선 BHW건축 대표는 “광화문광장을 다시 만드는 일은 역사적 공간을 온전히 수복하는 일이자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영원히 기념하는 과업”이라고 규정하고, “국가 중심 공간, 역사적 상징 공간에 더해 시민들의 뜻이 집결하는 직접민주주의 대표 공간이라는 성격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전체적인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광화문포럼의 조성안에 따르면 경복궁 앞 율곡로 130여m를 지하화하고 지하로 내려간 율곡로는 지하철 3호선 구간을 피해 곡선화한다. 율곡로 지하화는 그동안 단절됐던 경복궁과 도시공간을 연결하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광화문포럼은 역사성 회복을 위해 광화문 월대 복원과 해태상 이전도 제안했는데, 이를 위해서도 율곡로 지하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현재 11차로인 광화문광장 양 옆 세종로도 전면 지하화한다. KT 광화문지사 앞부터 경복궁 방향으로 30m 이상의 도로가 모두 지하로 내려간다. 광화문광장은 2009년 조성된 이후 ‘거대한 교통섬’이라거나 ‘세계 최대의 중앙분리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광장 주변을 차도가 둘러싸고 있어 보행이 끊어진다는 것이다. 광화문포럼은 세종로를 지하화하고 지상부 전체를 광장으로 조성해 주변 도시구조와의 보행 네트워크를 회복하도록 제안했다.
서울시는 광화문포럼이 제안한 안을 바탕으로 사회적 논의 과정을 이어가며 공사비용과 기간, 기술적 실현 가능성, 단계별 추진방안 등을 검토해 연말까지 개선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광화문광장 인근 정부청사 쪽으로 집무실 이전을 약속한 터라 정부와의 협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시는 서울시 안이 확정되면 내년 하반기쯤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서울시, 세종·율곡로 전면 지하화 조성… “광화문광장 양쪽 차선 다 막고 보행공간으로”
입력 2017-06-01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