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 정유라 2만5000유로 미신고 반출 수사

입력 2017-05-31 18:24
최순실씨와 정유라씨가 독일에서 생활하고 법인을 세우는 데 들인 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어떻게 한국에서 독일로 옮겨졌는지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할 때부터의 관심거리였다. 최씨 등이 금융회사를 통해 송금기록을 남기지 않고 인편으로 옮겼다는 의혹이 잇따랐다. 최씨 일가의 은닉재산을 범죄수익으로 환수하는 일이 검찰의 과제로 제시되기도 했다.

실제 정씨는 2015년 6월 미신고한 현금 2만5000유로를 소지한 채 독일로 출국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정씨 체포에 앞서 노승일(41)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이 같은 유로화 반출 의혹과 함께 독일의 생활비 조달 경로 등을 조사한 것으로 31일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 일행이 독일에 머무를 때 작성한 지출 내역서들을 다수 확보한 상태다. 박원오(65)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작성한 것으로 파악되는 ‘총 수입금액 유형별 지출금액’ 문서에는 ‘6월 23일 박원오 9450유로’ ‘6월 28일 방 과장 8000유로’ ‘6월 30일 유연 2만5000유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방 과장은 최씨의 숨은 집사로 알려진 방모씨다. 유연은 정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최씨는 이처럼 독일을 오가는 측근을 통해 정씨 일행을 지원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이 코어스포츠와 계약한 뒤부터는 그 돈을 쓴 것으로 보인다. 2015년 9월 8일 삼성과 코어스포츠 간 송장을 보면 코어스포츠는 이날 삼성 측에 81만520유로를 청구했다. 6일 뒤 노씨는 최씨에게 “S에서 입금했습니다. 14일자로 들어왔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