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돌진하는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 세워져 논란을 빚은 ‘겁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에 이어 ‘오줌 누는 개’ 동상(사진)이 등장해 흥미를 끌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뉴욕의 예술가 알렉스 가데가는 겁 없는 소녀상 옆에 ‘스케치 도그’라는 이름의 오줌 누는 개 동상을 지난 주말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얼굴이 납작하고 주름진 ‘퍼그’ 개 동상은 뒷발을 든 채 소녀 다리 쪽에 오줌을 누는 자세를 하고 있다.
가데가는 인터뷰에서 “대부분 사람이 개 동상을 보고 재미있어 하거나 당혹스러워했다”면서 “아이들은 개 동상을 쓰다듬고, 일부는 화를 내며 발로 차기도 했다”고 말했다. 가데가는 그러나 설치 3시간 만에 “내가 여기에 동상을 세울 권리가 없다”며 자진 철거했다.
그는 “동상 설치는 황소상을 만든 예술가 아르투로 디모디카에 대한 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디모디카는 소녀상 배치에 매우 화가 나 있다”고 설명했다. 디모디카는 지난달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상은 내 황소상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소녀상은 지난 3월 7일 황소상 정면에 기습적으로 설치됐으며 내년 2월까지 유지될 계획이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
‘돌진하는 황소’ 앞 ‘겁 없는 소녀’ 옆 ‘오줌 누는 개’?
입력 2017-05-31 18:07 수정 2017-05-31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