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란듯… 美, ICBM 요격 실험 첫 성공

입력 2017-05-31 18:05 수정 2017-05-31 21:25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용 미사일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국방부는 미 본토를 겨냥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첫 시험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ICBM 개발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은 요격시험 성공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ICBM 요격을 위한 시험을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30일(현지시간)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을 가정한 요격시험을 실시했으며, 태평양 상공에서 가상의 ICBM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요격시험은 태평양 마셜군도 부근에서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된 미사일을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쏘아올린 요격미사일로 격추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는 실제 ICBM 대신 기존 미사일보다 비행속도를 한층 빠르게 만든 미사일이 사용됐다. 마셜군도 부근 환초 콰절린의 미사일 실험장에서 발사된 표적미사일은 태평양 상공 외기권에서 격추됐다. 탄두가 없는 5피트(1.524m) 길이의 요격미사일은 표적을 직접 타격했다.

미사일 요격은 날아가는 총알을 총으로 쏴 맞히는 것에 비유될 만큼 어렵다. 미국이 그동안 실시한 요격 시험에서도 성공률은 절반 남짓에 불과했다. 미국의 이번 요격시험은 2014년 이후 처음 이뤄졌다. 이로써 미국은 1999년 이후 18차례 실시한 요격시험에서 성공 횟수를 10회로 늘렸다.

MDA의 짐 실링 국장은 “이번 요격시험의 성공은 실질적인 위협에 대응하는 억지 수단을 미국이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에 배치한 요격미사일을 현재 36기에서 올해 말까지 44개로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번 시험이 실전에서 북한이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복수의 ICBM을 동시에 쏘아 올리거나 다탄두를 장착할 경우, 또 요격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한 유인용 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요격에 실패할 수도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