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 퇴사가 꿈이 된 신입사원들 ② 사표 부르는 조직문화 백태 ③ 사표 던진 이후의 삶 ④ 부장들의 항변 ⑤ 사실 나도 ‘꼰대’다
[취재대행소 왱] 사표를 내지 않는 한 ‘직장 상사’를 견뎌낼 수밖에 없다. 과감히 사표를 내도 상황이 달라진다고 장담하진 못한다. 상사는 어디에나 있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가타다 다마미는 저서 ‘나쁜 상사 처방전’에서 나쁜 상사의 유형을 정리하고 대처 방안을 소개했다(그래픽 참조).
그는 부하직원의 스트레스가 타인의 욕망을 채우고 상사로부터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심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사를 달래주거나, 선을 그어 대처하는 여러 방법을 소개했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기대, 이상, 환상을 버리고 상사의 무능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의 안정 욕구와 자기애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좋다. 상사가 가진 근원적 욕구나 자격지심을 달래주라는 얘기다. 자신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적인 상사를 설득하고 싶다면 먼저 자존심을 세워주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지나치게 꼼꼼한 상사를 대해야 한다면 최대한 데이터를 모은 뒤 틈틈이 의견을 물어가며 일을 진행하는 게 순서다. 최종 목표를 상사가 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조건 맞춰주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그는 강조한다. 상사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지내되 만만해 보이기보다는 약간 ‘귀찮은 부하’가 되라고 권했다. 특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사와 일하려면 처음부터 두 가지 선택지만 만들어 가거나 ‘예,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질문만 하는 편이 낫다.
책임을 미루고 말을 바꾸는 상사라면 구두로 소통한 내용도 메일로 보내두어야 한다. 만약을 위해 둘 사이 타협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이다. 아무 일이나 막 맡기는 상사에게는 조금은 위협적인 뉘앙스로 타협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부족한 제가 하다가 잘못되면 부장님께도 피해가 갈까 봐 걱정됩니다”라고 말해두는 식이다. 때에 따라 아예 거절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다만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를 개인 문제로만 취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도 많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부당한 압력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선 구성원들이 스트레스를 온전히 감당하며 살아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는 노력보다 사회적인 변화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글=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일러스트=이은지 기자
[대한민국 신입사원 리포트] 만만해 보이기보다는 약간 ‘귀찮은 부하’가 돼라
입력 2017-06-01 05:01